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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 칼럼] 독일에서 고전하는 아테온, 한국에선 성공할 수 있을까?

모터그래프 로고: MotorGraph 모터그래프 2018.08.27. 09:41 독일 프랑크프루트=이완 특파원

한국 시장에 나올 듯 나올 듯, 곧 선을 보일 거 같았던 아테온 등장이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10월 이후 출시될 거라는 소식도 최근에 있었지만 공식 발표가 있을 때까지는 기다려 봐야 할 듯한데요. 아테온은 폭스바겐 측에서도 기대를 많이 하는 모델이죠.

페이톤이 단종되며 새로운 기함의 위치에 올랐고, 그래서 더 아테온의 역할과 성과는 폭스바겐에 중요해졌습니다. 페이톤이 흔한 말로 판매량에서 죽을 쑤고 있을 때도 독일에서는 자존심을 유지하는 수준은 됐기 때문에 아테온 정도면 적어도 고향에서는 제법 반향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했습니다. 하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생각만큼의 결과를 보이진 못하고 있습니다.

◆ 기대 이하의 독일 판매량

© 모터그래프

독일에서 아테온은 작년 4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연방자동차청 자료를 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아테온의 누적 등록 대수는 5,315대. 월평균 760대 정도 팔렸다고 보면 되겠네요. 파사트가 같은 기간 46,295대가 팔린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죠? 물론 가격도 더 비싸고 파사트처럼 왜건 모델이 없다는 것은 고려할 대목입니다.

폭스바겐 전체 모델로 넓혀 보면 15개 모델 중 판매량 기준 아테온이 11위로, 단종이 결정된 비틀과는 차이가 얼마 나지 않고, 상업용 밴인 크래프트, 역시 단종된 시로코, 그리고 구형 투아렉 만이 아테온보다 안 팔렸습니다. 거기다 주요 모델들 판매량이 같은 기간 기본 2만 대 이상을 넘기고 있기 때문에 차이는 더 커 보입니다.

◆ 중형도 아니고 준대형도 아닌 애매한 포지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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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온의 가장 애매한 부분은 포지션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중형인 파사트보다 전장은 95mm나 길지만 E세그먼트(준대형) 최저선이라 볼 수 있는 전장 4.9미터에는 못 미칩니다. 아우디 A6의 전장이 4,939mm이니까 A6와 아테온의 전장 차이는 77mm가 되는군요. 이 정도면 참 애매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독일이나 영국 전문지들은 아테온을 BMW 4시리즈 그란쿠페, 아우디 A5 스포츠백, 그리고 기아 스팅어 등, 덩치 면에서 더 작은 모델들과 비교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일부에서 경쟁 모델로 E클래스나 A6를 언급하는데, 아테온에게는 부담만 안겨줄 뿐입니다. 단순히 차의 크기만이 아니라 고급 E세그먼트들과 경쟁하기에는 화려함, 소재의 고급감 등에서도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 아쉬운 브랜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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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오르그 코허라는 자동차 전문 기자가 쓴 글을 한 독일 매체에서 읽은 적 있습니다. 독일은 물론 영국 자동차 매체에도 글을 기고하는, 업계에서는 알아주는 대기자인데요. 신차 출시에 관한 단독 보도도 많고, 위장막 씌운 신차를 타고 평가를 하는 경우도 가장 많습니다. 그만큼 제조사들과 관계도 돈독하고 영향력도 큰 편이죠.

이 기자가 폭스바겐 전체의 출시 계획을 전하면서 아테온을 두고 '엄밀히 프리미엄도 아니고, 혁신적 기술도 없다'는 평가를 한 대목이 있었습니다. SUV 붐과 함께 아테온의 미래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투로 짧게 이야기를 하고 넘어갔지만 나온 지 1년밖에 안 된 자동차에 대해, 그것도 브랜드 기함을 향한 발언치고는 상당히 직설적이었습니다.

여전히 고급 세단의 영역에서 VW이 힘든 싸움을 할 수밖에 없음을 판매량과 전문가의 평가 등이 보여줬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결국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중형급 이상의 세단 영역은 독일 3사, 그리고 좀 떨어져 그 뒤를 잇는 볼보 정도 외에는 경쟁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게 폭스바겐이라 할지라도 말이죠.

차는 잘 만들어졌습니다. 모든 독일의 전문지들이 테스트한 후에 한 말입니다. 하지만 잘 만들어졌다고 해서 고급 세단 시장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 힘을 페이톤에 쏟아부었다 실패를 경험한 폭스바겐이 누구보다 잘 알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CC의 후속이라는 이미지를 떨쳐내지 못한, 파사트의 느낌을 지워내지 못한 다소 소극적인 행보는 점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 유럽과는 또 다른 한국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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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국에서는 아테온이 다른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격은 유럽 기준으로 A5나 BMW 4 시리즈 그란쿠페 등과 비슷하지만 한국에서는 옵션 조절을 통해 가격을 더 낮출 수 있고,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A5나 4시리즈보다 더 크면서 주행 성능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독일의 여러 평가에서 아테온은 A5와 4시리즈와 거의 비슷한 주행 성능을 보였습니다) 아테온에게 기회는 올 것입니다.

새로운 모델이라는 신선함도 경쟁력이 될 수 있겠죠. 문제는 어떻게 파사트 GT와 차별화 마케팅을 하느냐, 그리고 경쟁 고급 브랜드의 단단한 팬층을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느냐 등이 아닐까 싶은데요. 거기에 한국 토종 준대형 모델들과의 경쟁도 변수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중형 이상의 큰 세단이 인기 있는 한국에서 아테온은 적어도 유럽보다는 더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아테온의 패스트백 스타일은 요즘 쿠페형 세단이라는 흐름이 잘 반영돼 있습니다. 가격 역시 이 차의 안착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더 신경 쓸 수 있겠죠. 현재는 성패를 예상하기 쉽지 않습니다. 과연 유럽에서 다소 주춤한 행보와 달리 한국에서는 반전을 맞을 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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