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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부 외국자동차 메카에 '노조 설립' 공방 치열

2014-06-24

美 남부 외국자동차 메카에 '노조 설립' 공방 치열

앨라배마 주지사 "파산한 디트로이트처럼 되고 싶지 않다"

현대차 "노조 설립 움직임 없다" 대비태세 강화

(몽고메리<미국 앨라배마주>=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미국의 신흥 자동차 메카로 떠오른 남부 내륙에서 노사간 공방전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외국 자동차 업체에 교두보를 구축하려는 전미자동차노조(UAW)와 이를 저지하려는 사측과 공화당 주정부가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이다.

UAW는 북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 근거지를 둔 미국 자동차 '빅 3'의 퇴조와 강성 노조활동에 대한 거부감 확산으로 오래전 존립기반에 구멍이 난 상태다.

1990년대부터 보수성향이 강한 남부에 진출해 승승장구하는 외국 기업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 말고는 위기를 타개할 만한 방법이 없다.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1990년대부터 남부에 잇따라 공장을 세우고 세계 최대의 북미시장을 공략해왔다.

앨라배마주에는 현대, 벤츠, 혼다, 테네시주에는 닛산과 포크스바겐, 조지아주에는 기아차,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는 베엠베(BMW)가 공장을 지었고, 일본의 대표 메이커 도요타는 켄터키주와 미시시피주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이들 가운데 UAW의 집중 표적이 된 업체는 닛산과 벤츠로 알려져 있다. 특히 벤츠는 이달 초 완성차 공장에 주요 부품을 납품하는 핵심 협력업체에서 UAW 지부 설립을 위한 찬반투표가 실시될 예정이어서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현재로선 가능성이 높지 않지만 노조 설립안이 가결되면 벤츠 본공장은 물론이고 UAW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는 같은 독일 업체인 포크스바겐과 닛산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벤츠 공장이 있는 앨라배마주 정치권은 비상이 걸렸다. 공화당 소속의 로버트 벤틀리 주지사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앨라배마경제개발협회 콘퍼런스에 참석해 "벤츠에 노조가 생기면 자동차 산업이 망할 것"이라며 UAW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 자리에서 벤틀리 주지사는 "우리는 파산한 디트로이트처럼 되고 싶지 않다"며 "더구나 벤츠는 세계 최고의 공장이고 앨라배마의 자랑인데 직원들이 망치려 하겠느냐"는 말도 했다.

앨라배마주는 벤츠에 이어 2002년 현대차를 유치했고, 그 기세를 몰아 올해 테네시주와 함께 미국에서 자동차산업 경쟁력이 강한 주로 선정됐다.

벤츠가 주정부의 엄호 속에서 UAW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현대차는 느긋한 표정 속에서 근로자 정서관리에 힘쓰는 등 긴장의 끈을 당기는 분위기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지에서 일부 회사를 둘러싸고 노조 설립 움직임에 관한 보도가 잇따르고 있지만 아직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며 "적어도 우리 회사 내에서는 그런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현지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UAW는 2011년 현대차를 포함해 외국 기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접근해 노조설립 투표를 위한 서명을 요청하는 등 조직화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UAW는 현대차에서 노조 결성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리고 일단 닛산과 포크스바겐, 벤츠를 우선 공략하는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결국 현대차와 기아차도 UAW와 일전을 겨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UAW가 한국 협력업체(세원)에 발생한 여성 근로자 사망사고 논란에 끼어든 것도 한국기업 공략을 염두에 둔 탐색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j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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