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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경찰신고 활성화…보험계약자에 피해주나]

2014-06-24

[교통사고 경찰신고 활성화…보험계약자에 피해주나]

보험사기·꾀병환자 증가세…"국민적 공감대 필요"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정부가 교통사고에 의한 가벼운 부상도 경찰에 신고해야 보험처리가 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교통사고와 보험사기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판단엔 따른 것이다.

그러나 경찰 신고 의무화는 보험 계약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다.

◇ 교통사고 신고 의무화 추진 이유는

경찰 집계에 따르면 2011년에 인적 피해가 발생한 전체 교통사고 가운데 경찰에 신고된 비율은 24.7%에 그쳤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신호위반 등 11개 주요 위반 행위와 중상해·도주 등을 포함한 '공소권 있는 교통사고'는 전체 100만여건 가운데 5만건에 불과하다.

공소권이 없다는 것은 죄는 성립되지만 경미하거나 상대방이 고소를 취하한 경우를 말한다.

부상이 가벼워 가·피해자가 합의한 '공소권 없는 사고'가 경찰 신고된 건수는 17만∼18만건 수준이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가벼운 사고이지만 입원이나 치료 등의 보험금 등을 청구한 사례가 75만건에 육박한다는 얘기다.

도로교통법은 물적 피해만 발생한 것이 확실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경찰에 교통사고를 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 헌법재판소는 신고의무가 진술 강요에 해당하면 헌법상의 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소지가 있다며 도로교통법의 신고의무 조항에 대해 한정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후 대법원은 "신고의무는 모든 경우 요구되는 게 아니며 규모나 상황에 따라 피해자 구호 등을 위해 경찰의 조치가 필요한 경우에만 요구된다"는 해석 기준을 제시하면서 도로교통법의 이 조항은 유명무실해졌다.

손해보험업계는 이런 문제로 그간 꾀병 입원환자가 늘어나고 보험금 누수의 원인이 된다며 당국에 제도 개선을 꾸준히 요구했다. 업계는 매년 자동차 보험의 손해율이 치솟은 이유도 같은 맥락의 연장선에 있다고 보고 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헙료 중에서 피해자가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말한다.

보험사기 적발건수는 2009년 6만3천360건, 2010년 6만9천213건, 2011년 7만2천333건, 2012년 8만3천131건 등으로 지속적으로 증가세에 있다.

2011년 자동차사고 피해자가 입은 상해 등급을 봐도 상해 등급 8∼9급의 경상자는 전체의 47.5%로, 이들이 병원에 입원한 비율이 82.1%에 달했다. 생명·장기·상해 보험에서 이들이 지급받은 보험금 총액은 3천600억원이 넘었다.

자동차 보험에서는 상해를 14개 등급으로 나누는데 14급으로 갈수록 가벼운 상해이고 8급부터는 통상 '경상환자'로 분류된다. 상해 등급 8∼9급은 머리, 목, 허리를 삐거나 타박상을 입는 정도의 가벼운 상해에 해당한다.

◇ 일부 부처 반대의견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헌재의 결정과 대법원의 판례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제도 개선과 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일부 관계 부처의 반대가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박정훈 보험과장은 "보험계약은 보험계약자와 보험사 간에 이뤄지는 것인데 경찰에 신고할 때에만 보험금을 지급하면 피해자 보상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부처 간 협의와 협업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부도 아직 명확한 반대 의견을 내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공소권 없는 인적 피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고 경찰이 내사종결해 처리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검찰의 반발이 예상된다.

당사자끼리 합의해 공소권 없는 교통사고에 대한 범칙금과 벌점을 면제하자는 도로교통법 개정 문제도 법무부가 이견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06년 경찰은 종합보험에 가입하거나 당사자끼리 합의한 물적 피해 교통사고는 범칙금과 벌점을 면제한다는 내용의 교통사고처리지침을 개정한 바 있다. 그러나 현행법은 인적 피해 교통사고의 원인과 결과에 따라 범칙금과 벌점을 부과하고 있다.

교통사고를 내고 상대방이 가볍게 다쳐 당사자 간에 합의했더라도 경찰에 신고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험 처리하거나 합의하면 아무런 제재가 없어 형평성 문제도 제기돼왔다.

반면, 인적 피해를 일으킨 가해자에게 최소한의 범칙금과 벌점도 부과하지 않으면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대 논리도 있다.

경찰인력 확충과 전문 사고분석사 확보에 대한 문제도 구체적으로 협의가 진행되지 않은 단계다.

형사정책연구원 윤해성 박사는 "실무진에서 교통사고의 경찰 신고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이전보다 많이 형성된 상태"라며 "각 부처 의사결정권자의 의지와 국민적 공감대를 어떻게 끌어내는지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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