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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기아차 터보기술의 정점 '더 뉴 K5 터보'

2014-06-24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기아자동차[000270]의 '더 뉴 K5 터보'는 현대·기아차가 가진 터보엔진 기술의 정점에 서 있는 차다.

조금 삐딱하게 말하자면, '우리도 이 정도 물건을 만들 수 있어' 하는 일종의 과시욕이 배면에 깔려 있다.

좀 거북스러울 수도 있는 과시욕이란 표현을 쓴 것은 이 차가 겨냥한 고객층이 별로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전체 더 뉴 K5 판매량(가솔린 기준) 중 터보 모델의 비중은 7.7%에 불과하다.

그러나 좀 더 강력한 동력 성능을 가진 차를 만들겠다는 집념은 자동차제조사에 '필수적인' 욕심일 테고, 그런 맥락에서 이런 과시욕은 밉지 않은 욕심이다.

이 차를 타보면 무엇보다 막강한 가속 성능에 감탄하게 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이 7.0초다.

스포츠카나 프리미엄 수입차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숫자일 수도 있겠지만 2천만원대 국산 세단으로선 놀라운 수치다. 실제 수입차와 비교해봐도 그다지 빠지는 수준은 아니다.

차의 제원을 봐도 넘치는 힘을 알 수 있다. 2천㏄ 터보차저 GDI 엔진을 달았는데 최고출력이 271마력, 최대토크가 37.2㎏·m다. 특히 최대토크를 1천750rpm(분당회전수)에서부터 뽑아내 액셀러레이터를 조금만 밟아주면 차가 앞으로 달려나간다.

연비는 ℓ당 10.3㎞인데 더 비싼 프리미엄급 수입차들과 비교할 때 비슷하거나 좀 떨어지는 수준이다. 연비를 중시하는 경제적인 소비자에겐 못마땅한 대목일 수 있다.

도로 여건상 시속 160㎞까지만 밟아봤는데 130∼140㎞ 구간에서도 주행감이 잔잔했다. 이 정도 속도는 큰 힘 들이지 않고 평온하게 소화했다.

기자가 탄 시승차는 편의사양이 최대로 갖춰진 '노블레스' 자동변속기 트림(등급)이었다. 가격이 2천995만원인데 여기에 8인치 내비게이션, 파노라마 선루프 등 추가 편의사양을 얹어 사실상 3천만원이 넘는 것이다.

그리고 비싼 만큼 각종 편의장치나 주행보조장치는 부족함이 없었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저절로 파킹브레이크가 걸리는 오토홀드, 아웃사이드 미러의 사각지대에 다른 차나 장애물이 있으면 알려주는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살짝 밀어주면 3차례만 점멸하는 방향지시등 등이 탑재됐다.

특히 오토홀드 기능은 막히는 시내도로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해야 할 때나 가파른 비탈길에서 멈췄다가 출발할 때 쓸모가 컸다.

인테리어도 고광택 소재를 곳곳에 적용한 데다 각종 버튼과 스크린 등이 단정하게 정리돼 있어 대형차급 인테리어 같다는 느낌을 준다.

운전대도 터보 모델에는 스포츠카 등에 쓰이는 'D컷' 형태가 적용됐다. 운전대 아래쪽을 둥글지 않고 일직선 형태로 해 전체적으로 알파벳 'D'자 비슷한 형상이 되도록 멋을 부린 운전대다.

하지만 스티어링 휠과 액셀러레이터는 조작감이 지나치게 가벼워 안정감을 해쳤다. 다만 여성 운전자는 외려 편안하게 느낄지도 모르겠다. 굽은 길을 달릴 때 차의 쏠림을 좀 더 잡아주지 못하는 점도 아쉬웠다.

터보 모델은 일반 모델과 달리 차 후미에 듀얼 머플러를 적용하고 터보를 표시하는 'T'를 엠블렘에 추가했다. 실내에도 고광택 소재를 곳곳에 사용하고 변속기에 가죽을 입히는 한편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에 알로이 소재를 썼다.

터보 고객으로선 외관상 좀 더 표나게 일반 모델과 차이나지 않는 점이 아쉬울 수 있겠다.

가격도 조금만 더 보태면 한 등급 위인 현대차[005380]의 그랜저나 기아차의 K7을 살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K5 터보는 그보다 동력 성능이 우수하다. 수입차에 맞먹는 가속 성능을 즐기며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싶은 소비자라면 이 차를 두고 고민할 것이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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