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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안전철학이 아름다운 차, 볼보 해치백 V40

2014-06-24

[시승기] 안전철학이 아름다운 차, 볼보 해치백 V40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스웨덴이 고향인 볼보는 '안전'과 '튼튼함'으로 명성이 드높은 차다. 그리고 그 명성은 근거가 넉넉하다.

국내에서 별로 높지 않은 볼보의 인기에 비춰볼 때 볼보를 몰아본 적 없는 운전자가 태반이겠지만, 이 자동차제조사가 개발한 안전장치를 직·간접적으로 접해보지 못한 운전자는 드물 것이다.

삼점식(세 군데를 고정하는 방식) 안전벨트는 볼보의 엔지니어가 개발해 특허까지 따낸 기술이었다.

지금이야 모든 차에 달려 있어 '그것도 기술이야?'라고 하겠지만 당대엔 종전의 이점식 안전벨트를 넘어선 혁신이었다. 그러나 볼보는 곧 특허를 풀고 모든 자동차제조사가 이 기술을 공짜로 쓸 수 있도록 했다.

갓난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하나쯤 있을 후방식 어린이 카시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도 볼보였다.

그뿐 아니다. 측면 에어백과 머리 보호용 커튼 에어백을 도입한 것도, 측면 충돌 보호 시스템·사각지대 감시 시스템·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앞 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달리도록 차량 속도를 자동 조정하는 기능)을 도입한 것도 모두 볼보였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 보행자 에어백, 저속 도시 주행 시 추돌사고를 막아주는 시티 세이프티 기능 등도 개발해 선보였다.

요컨대 볼보는 안전 공학의 선구자였다.

볼보의 안전에 관한 명성은 또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자동차 안전에 대한 철학은 볼보 자동차를 설립(1927년)한 아사르 가브리엘손과 구스타프 라르손의 신념이었다.

"자동차는 사람이 운전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볼보에서 만드는 모든 것 이면에 흐르는 우선원칙은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안전이어야 한다."

설립자들의 이런 철학이 볼보의 역사를 관류하며 '견고하고 믿을 수 있는 차'란 브랜드 정체성을 확보해낸 것이다. 그리고 이 전통은 볼보가 미국 포드자동차를 거쳐 중국 지리자동차로 넘어간 지금까지도 고스란하다.

기자가 최근 시승한 볼보의 해치백 'V40'은 이런 맥락 속에서 볼보의 첨단 안전기술이 집약된 차다.

우선 세계 최초로 보행자용 에어백을 장착했다.

전방에 탑재된 7개의 센서가 사람과 충돌한 사고라고 판단하면 순식간에 자동차 보닛을 10㎝쯤 들어올리면서 운전석 앞 유리 아래쪽 3분의 1과 양쪽 A필러(앞유리창을 지지하는 기둥)를 뒤덮는 'U'자 모양의 에어백이 펼쳐진다.

심각한 보행자 사고의 대부분이 보닛 밑의 엔진이나 앞유리 아래쪽, A필러에 머리가 부딪히며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고안된 것이다.

이를 통해 보행자의 2차 충격을 최소화해 사망률을 낮출 수 있게 됐다.

보행자 에어백은 이보다 앞서 개발된 보행자 충돌 방지 시스템이나 최근 출시된 S60, XC60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등에 탑재된 자전거 이용자 감지 시스템과 더불어 안전에 대한 볼보의 관심이 한 차원 확장됐음을 보여준다.

탑승자뿐 아니라 차 밖에 있는 다른 사람까지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기술의 문제이기에 앞서 철학의 문제다.

당장 돈을 주고 차를 사는 사람에게 직접적인 혜택은 없을 수 있겠지만, 사회 전체로는 불행한 사고를 줄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아름다운 안전 철학이라고 부를 만하지 않을까?

여기에 시티 세이프티, 레이더 기반의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후-측면 접근 차량 경고 시스템(CTS),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무릎 에어백, 평행주차 보조 시스템 같은 다양한 첨단 안전·편의장치가 더 있다.

덧붙여 이 차는 유럽의 자동차 안전시험인 '유로 NCAP'에서 전 차종을 통틀어 사상 최고 점수를 받았다.

그렇다고 볼보가 그저 안전에만 매달릴 뿐 투박하고 고리타분하기만 한 차라고 생각하면 오해다. 기자가 시승했던 V40 D4 프리미엄은 2천㏄짜리 터보 디젤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m의 힘을 낸다.

토크의 숫자가 말해주듯, 가속 능력이 좋아 순간적인 앞지르기를 즐길 수 있다. 코너링 때도 땅을 야무지게 움켜쥔 채 안정감 있게 돈다. 운전대 조작에 대한 응답성도 좋아 스티어링 휠을 돌리는 대로 즉각 차체가 이를 따라준다.

한마디로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기에 크게 부족함이 없다.

덧붙여 털어놓자면 한 가족의 가장인 기자로선, 아 차의 운전대를 잡고 있는 동안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차를 타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 마음이 든든했다. 물론 시승이 끝난 뒤 4천590만원짜리인 이 차는 다시 남의 차가 됐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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