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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현대차 노사, 인내심 갖고 파업만은 피해야

2014-06-24

(서울=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결렬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지난 9일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만장일치로 파업을 결의한 데 이어 어제 조합원 찬반투표에 부쳐 통과시킨 것이다. 계열사인 기아차의 노조 역시 같은 날 파업 찬반투표를 가결했다. 따라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오는 20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자동차업계를 대표하는 현대·기아차의 파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노사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파업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시각도 없지 않다. 만약 파업이 현실화하면 해당 업체는 물론, 그러잖아도 경기침체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산업계 전체가 충격을 받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노조가 일단 파업에 돌입하면 회사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다. 외형적인 물적 피해만이 아니다. 노사 갈등이 증폭되면서 후벼 판 상처는 시간이 흘러도 좀처럼 치유되지 않는 게 보통이다. 이것은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후유증으로 남는다. 이런 상황에서는 결국 노든 사든 파업의 책임에서 자유로워지기 어렵게 된다. 최선이 어렵다면 차선의 타협이나마 끌어내서라도 어떻게든 파업을 피하는 것이 상생으로 가는 길이라고 여겨지는 까닭이다.

언론보도로는 현대차 사측은 어제 파업 찬반투표 와중에 임단협 교섭을 재개하자는 공문을 노조에 전달했다. 오는 16일에 교섭을 재개하자는 내용이라고 한다. 따라서 별다른 걸림돌이 돌출하지 않으면 노사가 다시 머리를 맞대고 대화할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초 교섭 결렬 배경이 뭣이든 일단 노사가 다시 협상을 재개하는 것 자체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하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기 바란다. 아울러 시간이 걸리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협상 타결에 전력투구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 협상에서 제시한 요구 사항은 180여개다. 기본급과 상여금 인상, 퇴직금 누진제 도입, 전년도 순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지급, 정년 61세로 연장,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대학에 가지 않은 자녀의 취업 지원을 위한 기술취득 지원금(1천만원)이나 정당한 조합 활동에 대한 민·형사 책임 면제 등은 특히 눈길을 끌 만한 항목이다. 일각에서는 노조 측의 몇몇 요구 사항을 놓고 일반 정서에 들어맞는지 의문이라는 얘기도 나온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근로 여건이 좋지 않은 다른 사업장이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단한 처지를 고려하면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그 자체만으로 비난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 노조가 조합원의 처우와 복지 수준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또 조합원의 의견을 수렴한 요구안을 사측과의 임단협 협상에서 제시하고, 최대한 성과를 끌어내려 안간힘을 쓰는 것은 노조 본연의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내용이 대다수 국민 속에서 설득력을 얻기 어렵고, 또 공감대 형성에도 실패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노조가 되도록 여러 측면을 살펴 깊이 성찰해주기를 바라는 까닭이다.

현대차는 아직은 비교적 순항 중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세계 경기 흐름의 여전한 불확실성이나 날로 치열해지는 외국업체들과의 사활적 경쟁 등을 고려한다면 그리 만만한 상황은 아닌 듯하다. 현대차는 이미 지난 3∼5월 주말 특근 거부로 상당한 생산 차질을 빚은 바 있다. 수많은 협력업체와 지역 경제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 노사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합의 도출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을 피하고 공생의 토대를 더욱 튼실히 다져주길 고대한다. 그 전제는 바로 진정성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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