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브라우저 버전을 사용 중입니다. 최상의 MSN 경험을 위해 지원되는 브라우저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연합시론] 현대차, 파업 감당할 경쟁력 갖췄나

2014-06-24

(서울=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조가 결국 오늘 오후 파업에 들어갔다. 주간 1,2조 근무자가 각 2시간씩 벌이는 부분파업이다. 아울러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잔업과 주말 특근도 거부하겠다고 한다. 회사 측 추산으로는 부분파업 첫날 생산 차질액이 400억원을 넘어선다. 노조는 일단 이틀간 하루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하고 나서 22일에는 정상 근무를 하면서 회사 측과 교섭을 재개할 것이라고 한다. 이날 교섭에서 회사 측의 일괄제시안이 나오지 않으면 추가 파업 일정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조로서는 파업의 수위를 높이면서 사측에 대한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 상황에서 관건은 사측이 노조의 요구대로 22일 교섭에서 일괄제시안을 내놓느냐는 것이다. 사측의 일괄제시안이 나오면 일단 협상을 이어갈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여서다. 하지만, 노사간 견해차가 워낙 큰 것으로 알려져 일단 교섭이 재개되더라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 문제다. 그런 만큼 현대차 노사는 지금 매우 어려운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만약 이번 파업이 한시적 부분파업으로 조기 종결되지 않은 채 기약없는 전면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결국 노사 모두의 패배로 귀착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 때문이다. 기간이 길든 짧든 파업은 엄청난 후유증을 남긴다는 점에서 그렇다. 글로벌 경쟁 심화 속에 갈 길이 바쁜 현대차로서는 자칫 발목이 잡힐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걱정스럽다. 현 시점에서 노사가 함께 깊이 고민해야 할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파업은 노조가 요구를 관철하고자 할 때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권리의 하나다. 현대차 노조의 이번 파업은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치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합법적인 쟁의행위라고 한다. 따라서 노조의 파업 자체를 두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설혹 합법적인 파업이라고 해도 결코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그건 바로 국민의 눈이다. 특히 산업계를 이끄는 대형 사업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합법 여부를 차치하고 국민이 어떤 시선을 보내는지를 살피려는 노력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사가 함께 회사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도 세밀하게 그려야 한다.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도 고려해야 할 문제라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혹시라도 현대차 노조의 이번 파업이 길어지면 그에 따른 유무형의 피해는 고스란히 노사 모두에 돌아간다. 지난 3∼5월 주말 특근 차질로 인한 손실액만 1조7천억원에 이른다는 게 회사 측 추정이다. 사측에서는 파업으로 생산량이 줄어들면 어쩔 수 없이 해외 공장의 생산 증대로 대처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고 한다. 회사 측이 고육책으로 이런 방안을 검토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상호 신뢰 속에 노사 교섭이 이뤄지려면 먼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은 노든 사든 마찬가지다. 서로 교섭 결렬도 불사하겠다고 을러대는 듯한 적대적 자세를 취한다면 합의 도출은 요원한 일이다. 자칫 교섭 결렬 책임을 놓고 또다시 소모적 공방에 휩싸이게 될 뿐이다. 지금은 무엇보다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더욱 진지하게 교섭에 나설 때다. 회사 측은 경영 성과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더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이려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노조도 대체로 일반 정서와 맞지 않다거나, 현실적으로 지나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일부 요구 사항은 다시 검토해서 노사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으로 화답해주기 바란다. 현대차 노사가 아무쪼록 이번 파업 위기 국면을 슬기롭게 헤쳐나와 장기적인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주길 고대한다.

(끝)

image beaconimage beaconimage bea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