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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공개실험에도 '물증' 못밝힌 자동차 급발진]

2014-06-24

[이틀간 공개실험에도 '물증' 못밝힌 자동차 급발진]

시민이 아이디어 낸 급발진 상황 만들어 7가지 실험

(화성=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27일 경기 화성에 있는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끝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길게 뻗어 있는 자동차 시험 주행로 한가운데에 2010년식 YF소나타 한 대가 섰다.

주행 중 가속페달과 제동페달을 동시에 밟았을 때 제동력이 상실되고 급발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실험 아이디어를 낸 시민 천송정 씨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뒷좌석에는 자동차안전연구원 직원들이 탑승했으며 차량은 방송 카메라로 에워싸였다.

수십명이 숨죽이고 지켜보는 가운데 실험은 시작됐다.

차량은 출렁거리듯 움직이더니 앞으로 부드럽게 나아갔다. 급발진 의심 영상에서 볼 수 있는 튕겨나가는 것 같은 움직임과는 달랐다.

이를 보던 한 참관인은 "급출발도 아니네"라며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전날에 이어 이날까지 일반인이 낸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급발진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인위적으로 조성해서 7가지 실험을 이틀간 벌였지만 급발진은 확인되지 않았다.

자동차 회사 관계자들은 실험장을 뜨지 않고 혹시라도 급발진이 확인될까 봐 주의 깊게 지켜보다 내심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스갯소리로 급발진을 밝히면 노벨상감이라고 얘기한다. 제조사 결함은 없으며 급발진은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실험 결과가 나왔지만 쉽게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천씨는 "차가 튀어나가는 그런 실험은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면서도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같이 밟았는데 제동이 안 되고 계속 나갔다"고 자신의 가설이 맞다고 강조했다.

2개월 전에 급발진 사고를 직접 겪었다는 개인택시 기사 이수항 씨는 "어제오늘 참관했는데, 정차한 상태에서 테스트한 것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연소실에 카본이 누적되면 급발진이 생길 수 있다고 실험 아이디어를 낸 김세영 씨는 "엔진 안에 카본이 형성이 안 됐다"면서 "시간이 허락된다면 원인 규명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급발진 실험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은 윤영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실험이 모두 끝나고 나서 "급발진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급발진이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있다고 발표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도 "오히려 국민의 불안감을 없애는 것 아닌가 싶다"고 평했다.

이광범 자동차안전연구원 팀장은 "항간에서는 ECU(전자제어장치)를 많이 문제 삼았는데 ECU에 물을 뿌리거나 전기 충격파를 주고 가열하거나 접촉이 불량하게 하는 등 다 해봤지만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이번 실험에 대해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급발진 대부분은 운전자 과실로 주장만 있고 물증이 없다"면서 "민관 합동조사반이 사고기록장치가 달린 차량 운전자가 급발진 신고를 한 6건을 조사했지만, 제동장치를 밟은 기록은 없었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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