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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친환경차 전기차시장 경쟁 '후끈']

2014-06-24

보조금 등에 업고 가격인하 경쟁…"경제성 뛰어나나 주행거리 짧아"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아직 출시도 되지 않은 전기자동차를 둘러싼 자동차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놓고 기선 잡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 전기차, 줄줄이 출시 대기…벌써부터 가격 경쟁도

18일 환경부와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준중형급 전기자동차 'SM3 Z.E'(Zero Emission)에 대한 사전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10월 출시될 제품인데 두달여 전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가격도 크게 낮췄다. 1세대 모델은 터키 공장에서 생산된 것을 수입해다 관공서 등 공공기관에 팔면서 6천만원을 받았다.

새로 출시되는 2세대 모델은 성능은 개선되면서도 국산 배터리(LG화학 제조)를 사용해 부산 공장에서 만들면서 값을 4천500만원으로 낮췄다.

그러자 국내 첫 양산형 전기차인 경차 '레이 EV'를 만들어온 기아자동차[000270]도 차값을 1천만원가량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4천500만원인 가격을 3천500만원 정도로 낮춘다는 것이다.

하반기 중 역시 전기차 '스파크 EV'를 출시할 예정인 한국GM은 고민에 빠졌다. 경쟁 모델들이 예상 밖에 가격을 큰 폭으로 떨어뜨리면서 적정 가격을 다시 산정해야 할 상황에 놓인 것이다.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가격 경쟁에 나선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환경부는 제주도와 서울 등 10개 도시를 전기차 선도도시로 지정하고 이 도시 거주민이 전기차를 사면 1천500만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도 추가로 보조금을 주기로 하면서 값비싼 전기차를 일반 휘발유 자동차 가격 수준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전기차의 주요 수요처였던 공공기관 외에 실질적인 민간 수요가 생겨날 여지가 생기자 이 시장을 공략해 선점하기 위해 가격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완성차업체뿐 아니라 수입차들도 곧 경쟁에 가세한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전기차에 집중 투자해온 독일 브랜드 BMW는 내년 5월께 전기차 i3을 내놓을 예정이다.

BMW가 양산형 전기차로는 처음 출시하는 모델로, '대도시형 차량'을 표방하고 있다.

BMW는 이미 할리우드 영화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콜'에도 등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충전식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i8을 통해 성능이나 디자인에서 차세대 전기차의 가능성을 선보인 바 있어 i3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9월 열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 세계 최초로 외관과 성능이 공개된다.

폭스바겐코리아도 베스트셀링 모델인 골프의 전기차 버전인 '골프 블루-e-모션'을 내년 중 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연내에 글로벌 시장에선 전기차 골프가 출시되고 한국 시장은 원래 내년으로 예정돼 있었는데 2015년으로 늦춰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아차도 내년 상반기 중 전기차 2호로 쏘울의 전기차 버전을 출시한다. 차세대 친환경차로 수소연료전지차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자동차[005380]는 2015년에 준중형급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 "1년 내내 타도 전기값이 20만원"…경제성 탁월

전기차의 강점은 친환경성과 경제성이다. 이산화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고, 연료비가 싸다.

전기차의 보급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 교통환경과의 박광칠 전기자동차 보급추진 태스크포스 팀장은 "1년 내내 타도 연료비가 20만원 정도"라고 말했다.

직장인이라면 버스나 지하철만 타고 다녀도 교통비가 이보다는 더 나온다.

실제 1년간 전기차를 운행해봤다는 박 팀장은 "과천정부청사에 있을 때 여의도 국회나 세종로 청사로 업무차 갈 일이 있으면 저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도 수시로 타고 다녔다"며 "전기차의 여러 불편을 기꺼이 감수하게 할 만한 수준의 연료비"라고 말했다.

흔히 생각하듯이 충전 문제도 큰 불편은 아니라고 한다. 충전설비는 환경부에서 무상으로 설치해주고, 실제 차를 운행해보면 세워놓는 시간이 많아 이때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충전이 가능했다고 박 팀장은 설명했다.

박 팀장은 "업무용으로 타고 돌아다니다 2∼3일에 한번씩만 2시간 정도 충전하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짧은 점이 치명적 약점이다. 이미 시중에 출시된 레이 EV는 한 번에 91㎞(신연비 기준)를 갈 수 있었고, 르노삼성이 내놓을 SM3 Z.E는 이보다 향상돼 135㎞ 정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려면 2∼3번은 충전이 필요하단 얘기다.

인프라 구축도 과제다. 6∼9시간 걸리는 완속충전은 일반적인 콘센트에 꽂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충전시간을 30분으로 단축시킨 급속충전은 별도의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특히 장거리 운행의 경우 급속충전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어서 보급 활성화에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이다. 여기에 급속충전 방식이 자동차업체마다 달라 이를 표준화하는 문제도 넘어야 할 과제다.

박 팀장은 "아직 일반인들이 전기차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유지비를 생각하면 엄청나게 좋은 차인데 아무래도 보급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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