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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악습 못 끊은 현대차 입단협…'원칙은 지켰다']

2014-06-24

[파업악습 못 끊은 현대차 입단협…'원칙은 지켰다']

노사가 교섭에 적극적…노조, 비현실적 요구안 '철회' 결단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10차례 파업 끝에 올해 임금인상 및 단체협약 개정협상을 힘겹게 마무리 했다.

노조의 '파업악습'이 되풀이 돼 비난여론이 비등했으나 회사로서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에 대해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는 원칙을 고수했다는 것이 의미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 잠정합의 과정과 의미

지난 5월 28일 시작한 임단협은 25차 교섭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지난해 임금협상이 5월 10일 시작해 21차례 협상 때인 8월 30일 합의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는 임협과 단협을 함께 다루었는데도 지난해보다 빨리 마무리 됐 다.

노사 교섭대표가 지난해보다 자주 만나는 등 교섭에 적극성을 보인 결과다.

협상 초반 노조 집행부가 모두 75개의 요구안을 들고 나오면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노조는 '당연한 요구다'고 맞서는 등 노사간 치열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노조의 요구안이 세부항목까지 180개에 달해 교섭은 그만큼 긴장감이 흘렀다.

그러나 노사는 지난 7월 말과 8월 초 여름휴가 기간뿐만 아니라 주말마다 실무협상을 갖는 등 대화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노조가 일부 불합리한 요구안을 끝까지 고집하지 않고 과감하게 철회하는 성숙된 자세를 보인 점도 눈에 띈다.

이런 가운데 회사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고소고발 철회를 수용하지 않는 등 사회적 정서에 반하거나 회사의 미래 발전을 저해하는 요구를 거부하는 등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다.

윤여철 노무담당 부회장은 노조가 파업을 시작할 즈음 "회사는 원칙을 지키겠다"고 공언,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회사는 결국 사회통념과 거리가 먼 대학 미진학 자녀 기술취득지원금 1천만원 지원, 노조활동 면책특권, 정년 61세로 연장, 연월차 사용분에 대한 추가 금전보상 등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

파업에 대한 무노동 무임금 원칙도 지켰다.

특히 지난해 최대의 경영성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경영위기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해 노사가 전년도 수준에서 임금인상안을 결정한 것은 지역 경제계와 노동계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 노조 '파업악습' 되풀이

합리·실리 노선인 이경훈 전 집행부 시절인 지난 2009∼2011년에는 27년 현대차 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무파업 임단협 타결을 일궈냈다.

그러나 강성 노선의 현 노조 집행부가 출범한 뒤 지난해 임협에 이어 올해 임단협 과정에서 2년 연속 파업을 강행했다.

노조는 올 임단협 중 지난달 20·21·23·26·28·30일과 이달 2·3·4·5일 등 10일간 각 2∼4시간 부분파업 했다.

파업을 되풀이 했다는 점에서는 안팎의 비난이 적지 않았다.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고, 300∼400개에 달하는 사내외 협력업체는 모기업의 파업 때문에 발생한 생산손실에 속절없이 당하는 등 경영위기에 직면해야 했다.

그나마 전면파업이 아니라 2시간 또는 4시간 부분파업에 그쳐 다행이다.

현대차는 노조의 10차례 파업으로 차량 5만191대를 만들지 못해 1조225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임협 과정에서 12차례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차량 8만2천대를 생산하지 못해 역대최대 규모인 1조7천48억원에 달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들었다.

현대차는 1987년 노조 설립 이래 지난해까지 전체 파업 일수가 390일, 생산차질 대수 120만4천458대, 생산차질액 누계는 13조3천73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집계했다.

지금까지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총 생산차질 대수는 현대차 울산공장의 지난해 전체 생산대수 155만대에 35만대 모자란다.

◇ 잠정합의안 조합원 찬반투표 전망

노조가 지난해 보다 파업 일수를 줄여 그만큼 조합원들이 실제 수령하는 금액이 늘었다.

임금 부분에서도 지난해 수준에 달하는 합의안을 마련한 데다 일부 임금과 연관된 단협안까지 도출했기 때문에 조합원 찬반투표는 '가결'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온다.

그러나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현 집행부를 견제하는 현장노동조직들이 '합의안이 부족하고 기대에 못미친다'며 조직적인 부결운동을 벌일 경우 부결될 우려도 없지 않다.

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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