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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청노조 고공농성 의미와 과제]

2014-06-24

[현대차 하청노조 고공농성 의미와 과제]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296일 만인 8일 해제되는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노조(비정규직지회)의 고공농성은 노사 양측 모두에 경제적·인적으로 큰 상처를 입혔다.

그러나 이번 농성은 대기업의 '사내하청' 문제를 사회 이슈화하고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고공농성은 해제됐으나 현대차와 사내 하청노조는 장기간의 고공농성에서도 풀지 못했던 핵심 사안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반드시 풀어야 하는 과제를 남겨뒀다.

◇ 고공농성 왜 해제하나

고공농성을 1년 앞두고 2차 희망버스 방문이 예고된 가운데 하청노조가 갑자기 농성을 해제하기로 하자 노동계 안팎에서는 몹시 의아해하는 분위기다.

특히 사내하청 근로자의 전원 정규직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도 고공농성을 풀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장기간 고공농성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농성해제 결정은 농성자 2명의 건강상 이유가 가장 큰 이유로 관측된다.

천의봉 비장규직지회 사무국장과 최병승 현대차지부 조합원 등 농성자 2명은 7일 농성해제를 결정하며 "오랜 농성으로 몸과 마음이 지쳤다. 남은 투쟁을 위해서라도 힘이 남아 있을 때 내려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고지혈증을 앓아온 천 사무국장은 누울 수 없을 정도로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있는 상태다.

최 조합원의 상태는 천 국장보다는 다소 낫지만 마찬가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둘 다 12㎡의 합판 위에서 오랜 기간 지내다 보니 운동을 하지 못해 몸의 균형이 모두 무너진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간의 농성에도 전원 정규직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고, 현대차 정규직 노조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는 등 투쟁의 한계를 드러나자 고공농성을 접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농성자 2명의 건강까지 나빠지자 농성 해제의 결단을 내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 노사 양측 모두에 뼈아픈 피해

고공농성은 2010년 7월 대법원이 농성자 중 한 명인 전 현대차 하청근로자 최병승씨에 대해 2년 이상 사내하청에서 근무했다면 정규직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발단이 됐다.

하청노조는 이 판결을 근거로 현대차 사내하청 근로자의 전원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2010년 11월 15일부터 울산 1공장을 25일간 점거하는 투쟁을 벌였다.

당시 현대차는 노조의 공장점거로 91명의 회사 관리자가 부상하고 차량 2만8천982대를 생산하지 못해 3천269억원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고 추산했다.

하청노조는 이후 2012년 8월에도 울산 1공장 점거시도를 했다.

노조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현대차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지 않자 공장점거를 시도한 것이다.

공장점거 시도에 이어 정규직화를 위한 노사간 대화마저 여의치 않자 결국 같은 해 10월 송전철탑을 점거하고 장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고공농성 중에도 하청노조는 파업, 공장 점거 등의 투쟁을 수차례 전개했다.

특히 지난달 20일에는 현대차 하청노조를 지원한 희망버스의 집회에서는 노사가 충돌해 모두 100여 명이 다치는 인적 피해를 빚기도 했다.

희망버스 폭력사태로 이미 비정규직 지회 간부 1명이 구속됐고 2명이 도피 중이다. 울산경찰청은 관련자 총 72명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현대차는 하청노조의 이 같은 불법행위로 인해 지난 3년간 관리자 413명이 다쳤고, 차량 3만546대, 3천856억원 상당의 생산차질액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청노조 역시 잦은 공장점거 시위로 회사로부터 고소·고발을 당해 노조간부와 조합원이 무더기 사법처리 절차를 밟고 있고 손해배상 청구소송까지 당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 앞으로의 과제는

고공농성은 대기업의 사내하청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집중시켰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현대차의 고공농성은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진숙 민주노총 최고위원의 한진중공업 309일 농성이 모태가 됐다.

이들 고공농성 모두 장기간 끌면서 사회적 이슈가 돼 전 국민의 시선을 모았다.

지난달 1차 희망버스는 이런 관심이 행동으로 표출된 상징적인 집회였다.

비록 폭력시위라는 오명은 남겼으나 수천 명의 국민이 모여 비정규직 문제해결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결집시켰다.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주요 야당 대선 후보와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이 잇따라 농성장을 방문, 고공농성장이 정치인의 순례지로 떠오르기도 했다.

현대차는 고공농성 이후 노사 양자 간의 대화로만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기간의 고공농성과 외부 세력의 지원은 노사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공농성 296일 동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다룬 현대차와 노조의 특별협의가 고작 1차례밖에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고공농성이 해제되더라도 회사의 '순차적 정규직화'와 노조의 '전원 정규직화'라는 태도 차이는 여전하다.

노사는 협상 수단을 폭력에서 평화로 바꾸고, 상호 신뢰를 쌓으며 정규직화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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