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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쇼크’ ‘소득분배 악화’에 소신발언 재개한 김동연

국민일보 로고 국민일보 2018.07.12. 17:18 박태환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한 번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

김 부총리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에서 최근 5개월째 지속된 ‘고용쇼크’에 최저임금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최저임금이 고용부진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일부 업종과 55~64세 등 일부 연령층의 고용부진에 최저임금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 업종과 연령층에 영향이 있는지는 조금 더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저임금) 1만원, 특정연도라고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며 “2020년 1만원을 목표로 해서 간다기 보다는 여러 가지 경제 상황, 여건을 봐서 신축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정책 투톱’ 김동연 vs 장하성, 청와대는 장하성 편?

김 부총리는 소신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컨트롤타워로서 꾸준히 고용상황에 최저임금이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에 대해서 직언을 해왔다.

김 부총리는 지난 5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이나 임금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5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특정 연도를 타켓팅해서 일정한 수준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거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 신축적으로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들은 최저임금에 대해 김 부총리와 상반된 의견을 펼쳐왔다. ‘김동연 패싱’론이 대두된 이유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5월 15일 고위 당정청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고용감소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 문 대통령은 5월 3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증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5월 27일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전격적으로 취소하며 “성과가 미흡하다” “답답하다”라고 평가했다. 규제혁신과 혁신성장을 총괄하는 인물이 김 부총리이기 때문에 ‘김동연 패싱론’이 더욱 힘을 얻었다.

김 부총리는 청와대와 이견을 보인다는 지적에 지난 5월 17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부진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입장은 청와대와 결이 다르지 않다”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 상황 반전, ‘김동연 패싱론’ 자취 감춰

하지만 올해 상반기 일자리·소득 관련 지표가 일제히 악화되자 ‘김동연 패싱론’은 자취를 감췄다. 다시 김 부총리의 ‘속도조절론’에 힘이 실린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회의실에서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Copyright@국민일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회의실에서 경제현안간담회를 열고 모두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5월 24일 통계청이 공개한 ‘2018년 1분기 가계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계층 간 소득 격차가 더 벌어지며 분배지표가 악화됐다.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월 평균소득은 8% 감소한 데 비해 상위 20%인 5분위 가구는 9.3% 증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1분위 소득이 감소한 것은 아픈 대목이다”라고 평가했다.

상반기 일자리 상황 또한 심각하다.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0만6000명 늘어났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로서 취업자 수 증가폭은 5개월 째 10만명 안팎에 머물렀다. 지난해 취업자 수 증가폭이 23만~46만명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가히 ‘일자리 쇼크’라 할만하다.

취임 직후 직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며 ‘일자리 정부’임을 표방한 문재인정부 입장에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홍장표 경제수석과 반장식 일자리수석을 교체했다. 청와대 1기 경제라인의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 답은 ‘규제개혁’ ‘혁신성장?’

하지만 김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인사들이 최저임금 관련 속도조절을 원한다고 해도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최저임금액은 최저임금위원회 노·사 공익위원들이 독립적으로 심의를 거쳐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에 김 부총리는 12일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찾아 규제 개혁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을 ‘혁신성장’을 통해 돌파해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부총리는 이날 민주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 “우리 경제는 지금 활력을 되찾고 특히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할 상황”이라며 “이를 위해 정부 부처가 혼연일체 돼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데 그 핵심은 역시 규제개혁”이라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에 “규제 문제는 우리 당 내부적으로 의견이 조정되지 않아 추진되지 못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며 “8월까지는 이견을 해소하고 정기국회에 임해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박태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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