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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답] 김상조 "재계에 '일감 몰아주기' 자정 부탁한다"

뉴스1 로고 뉴스1 2018.06.14. 16:40 김혜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임기 2년차에 접어든 14일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재계에 당부 드린다"며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가장 주요한 권리인 사적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공정위는 면밀한 검토를 거쳐 사익편취나 부당지원 혐의가 짙은 사례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사 및 제재할 방침"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당국 수장으로서 재계의 자발적인 자정 조치를 거듭 강조했다. 또공정위는 자본주의 경제에 가장 중요한 권리인 사적 재산권이나 시장 경쟁 활성화를 역행할 생각이 없다고도 주장했다.

이어"나는 경쟁당국 기관장이며가장 중요한 책무가 시장 경쟁질서를 유지하는 것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며 지난 1년간 경쟁 활성화에 미진했다는 지적에 반박했다.

다음은 임기 2년차를 맞은 김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시장경쟁 촉진과 관련한 지적이 많다. 시장경쟁 활성화를 위해서 더 해야겠다는 부분이 있는가?

▶나는 경제학자 출신이며 경쟁당국 기관장 역할을 맡고 있다. 따라서 경쟁당국의 가장 중요한 책무가 시장의 경쟁질서를 유지하고 재고하는 것임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다만 국민들의 요청도, 언론 보도도 갑질 근절과 재벌개혁에 집중되다 보니 아마 그렇게 이미지 전달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김상조 "文 정부 성패는 경제, 긴 시간 주어지지 않았다":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그러나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 개선이 4차 산업혁명 대응이라는 점에서 많은 고민을 해왔다. 이 역시 2년차에 가시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

공정위 자체만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 중기부, 기재부 등과 협업해 경쟁당국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지금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준비하고 있는 것들이 꽤 여러 가지 있다.

예컨대 계열사 숫자가 늘어나는 것을 주홍글씨 새기는 것처럼 봐서는 안 된다. 이미공정위는 M&A 활성화 차원에서 매달 각 그룹 계열사 숫자를 세지 않는다. 우리 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M&A를 활성화하기 위해서, 기존 규제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정말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여러 사안들에 대해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

-하도급 위반이 적발되면 일감 몰아주기도 같이 보는지? 일감 몰아주기 관련 법 집행을 할 때 지분처분이 언급됐는데, 이는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다.

▶일감 몰아주기는 법으로 금지할 내용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상장, 비상장 기업을 구분해 공정위 조사 대상 기준을 달리하고 있는데, 이 기준(총수일가 지분)을 20%로 단일화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전혀 아니다.

그래서 재계에 당부 드린다. 우리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가장 주요한 권리인 사적 재산권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가 핵심 사업영역에 해당한다면, 개발 성과에 따른 책임을 지는 게 시장경제 원칙에 맞다. 다만 해당 그룹의 핵심사업과는 관계없는 물류·SI 등 계열사에 총수일가가 다수의 지분 보유해 일감 몰아주기가 이뤄지고, 관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생존 기반을 상실하는 일이 반복돼선 안되겠다.

재계에서 충실하게 해주시기를 당부 드린다. 공정위는 면밀한 검토를 거쳐 사익편취나 부당지원 혐의가 짙은 사례에 대해 순차적으로 조사 및 제재할 방침이다.

-물류, SI는 기업 입장에서 보안이나 효율성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이런 부분도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인가?

▶일감 몰아주기의 예외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겠다. 하지만 각 그룹에서 대주주 일가가 지분을 다수 보유한 부동산 관리회사가 꼭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다. 물류도 광고도 그렇다.

김상조 공정위 1년 자평…재벌·갑을 개혁에 '총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그간 정책추진사항 및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 news1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4일 정부세종청사 공정위 기자실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그간 정책추진사항 및 향후 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2018.6.14/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효율성, 긴급성, 보안성과 관련한 예외 사유로 논란되는 것이 SI업종이다.그런데 우리나라 기업들만 효율성, 긴급성, 보안성이 필요한가? 선진국 기업집단에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독립적 SI업체와 거래해 보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받고, 이로써 독립된 SI업체들이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이 필요하다.

공정위는 효율성, 긴급성, 보안성과 관련해 이전보다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판단할 생각을 갖고 있다. 각 그룹에 부탁 드린다. 흔히 총수일가 가족기업이라 부르는 회사들이 그룹 사업의 영위를 위해 정말 본질적으로 필요한지 숙고해 달라.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이미 지분을 처분한 기업들이 있는데.

▶실태 점검에서 상당수 그룹이 리스트에 포함됐지만 그 전부를 다 조사할 수는 없다. 사익편취와 부당지원을 조사하하고 제재하려면 최소 1년 이상, 보통 2년 정도 걸린다.

따라서 법 위반 행위 경중에 따라 순차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만약 조사 제재하는 과정에서 각 그룹이 선제적으로 개선대책을 내놓는다면 그것을 감안해 조사 제재 일정 순서에 반영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과정에서 재계와의 문제는 없나?

▶공정거래법 전면개편 작업은 어느 한 쪽의 의견만 들어서 만들 수는 없다. 한 쪽만 들으면 국회 통과가 어렵다.

따라서 전문성과 중립성을 갖춘 특별위를 구성하도록 노력했다. 6월 말과 7월 초에 토론회를 거치면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자리를 마련하겠다. 대한상의, 중기중앙회, 재계 단체들이 그 대상에 포함된다. 재계 쪽에서 주도적으로 토론회를 개최시면 저를 포함해 관련 직원이 적극 참여할 생각이다.

7월 말 이후에도 이해관계자, 재계의 의견 반영하는 상의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주어진 여건에서 최대한 소통하겠다.

-반복 신고업체 기준과 이들을 관리하는 방식은?

▶반복 신고업체는 공정거래법과 대리점법상 지난 5년간 5회 이상 신고가 접수된 기업들을 기준으로 한다. 하도급법, 가맹법, 대규모유통업법은 워낙 신고가 많아서 지난 5년간 15회 이상 신고 접수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또 과거 이력과 관계 없이 3건 이상 신고 접수된 기업들이 직권 처리 대상이 된다.

신고 내용에 국한하지 않고 해당 기업의 거래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직권 처리하겠다. 이 과정을 통해 그간 대중소 기업 간 잘못된 거래관행으로 굳어진 것을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 것인가에 대해 분명한 시그널을 주겠다.

개별 사건을 잘 처리해 '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도 주요한 과제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중요 사안에 대해서 공정위가 사건을 처리해 거래 관행이 어떤 방향으로 개선할 것인가다.

그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해 불공정거래 관행 자체를 개선해 을들이 불공정을 호소하지 않는 시장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위원장 최대의 고민이 있다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개혁 성과를 만드는 것이다. 현 정부의 성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경제 문제다.

국민들의 판단까지는 그렇게 긴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올해 말 아니면 내년 이맘때쯤, 아무리 길게 잡아도 2년차가 끝날 때쯤 국민 한 분, 한 분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내고 국민이 적어도 나아지고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부담이다.

2년차에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것은 물론, 이 정부가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 내용과 관련해 시민단체를 설득하는 노력도 같이하겠다.

또 지난 1년 동안저와 공정위에 대한 여러 평가가 있다는 것을 잘 안다. 한편으로는 너무 더디다, 또 한편으로는 너무 거칠다는 평가도 있다. 이 양립하기 어려운 가운데서 중간의 속도와 강도로 일관되게, 흔들림 없이 개혁 작업을 추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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