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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BUSINESS] 2500원짜리 닭이 2만원으로…치킨 값의 비밀

한국경제 로고 한국경제 4일 전 차완용
[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BUSINESS] 2500원짜리 닭이 2만원으로…치킨 값의 비밀 © 한국경제 [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BUSINESS] 2500원짜리 닭이 2만원으로…치킨 값의 비밀

‘8500원 vs 1만7000원.’ 딱 두 배의 가격 차이. 1997년과 2017년 현재의 한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양념치킨 가격이다. 20년 동안 두 배로 올랐다.

국민은 지금의 치킨 가격에 불만이 많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가 제품값을 10% 올리려다 국민의 공분도 샀다. 치킨의 주재료인 생계 시장을 관리하는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지금의 치킨 가격에 부정적이다.

농식품부는 “과당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프랜차이즈 치킨 업체들이 최근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로 닭고기 값이 오르자 이를 빌미로 치킨 값을 터무니없이 올리려고 한다”며 “생닭 한 마리 값은 2500원인데 튀기면 2만원 가까이 가격이 올라간다”고 꼬집었다. 반면 치킨 업체들은 “농식품부가 오류투성이인 원가 산정 기준을 바탕으로 업체들을 부당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선 치킨 가격의 상승 요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로 주재료인 닭고기의 유통 과정이다. 일단 닭은 대부분이 산지(양계장)에서 키운다. 이후 치킨으로 납품되는 크기(8~10호)로 자라면 하림·마니커·청솔 등 닭고기 전문 기업(중간 유통사)이 닭을 사들인다. 이때 가격이 농식품부가 밝힌 2500원(1㎏ 기준)이다. 하지만 치킨으로 사용되는 8~10호(1.3~1.6㎏) 닭은 조금 더 높게 가격이 형성돼 있다.

닭 값은 유동적이다. 최근의 AI 사태 등으로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격이 올라간다. 반대로 공급량이 늘어나면 몇백원대까지 떨어진다.

이 닭들은 닭고기 전문 기업으로 납품된다. 도축과 손질 작업을 거쳐 계약한 BBQ·BHC·교촌치킨 등 치킨 프랜차이즈 기업에 납품한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대부분 “회사 기밀 사항이며 매년 계약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말해 정확한 가격은 알 수 없다. 하지만 2500원으로 형성된 1㎏짜리 닭 한 마리 납품가는 3000~4000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렇게 받은 닭을 가맹점에 통상 5000~6000원을 받고 넘긴다. 여러 치킨 가맹점의 매입 전표를 확인한 결과다. 양계장부터 소비자의 입에 들어가기까지 닭 가격을 종합해 보면 양계장이 2500원을 받고 닭 한 마리를 중간 유통 기업에 넘기면 도축과 유통을 거쳐 마리당 3500원(중간치)으로 가격이 오른다. 이를 또다시 프랜차이즈 본사가 각 가맹점에 배송하며 5500원(중간치)까지 가격이 상승한다.

이에 대해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닭은 가격 변동이 심해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랜차이즈 본사가 대형 유통업자와 계약하고 신선한 생육을 안정적으로 가맹점에 공급하기 위해선 닭 가격을 5500원까지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 5500원에 가맹점으로 도착한 닭이 1만7000~2만원까지 치솟는 이유는 뭘까. 가맹점주들이 그렇게 많은 이윤을 남기는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가맹점주는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쉴 틈 없이 일하지만 한 달에 잘 벌어야 200만~300만원 수준이다.

가맹점은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각종 재료 등을 사용해 치킨을 팔면 많아야 30% 정도를 남긴다. 여기에 인건비와 임차료가 나가고 나면 치킨 한 마리에 1000~2000원 정도의 이익을 남길 뿐이다. 치킨 한 마리에 대한 비용계산을 해본 결과 닭 5500원 외에도 4000~4500원 상당의 기름·파우더·양념 등 조리 비용과 포장지(350원)·무(280원)·콜라(캔당 400원) 비용이 더해져 원가만 1만1000원가량이 나왔다. 여기에는 인건비와 임차료를 포함하지 않았다.

그러면 결국 이윤은 누가 가져가는 것일까. 업계에서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져갈 것으로 추정한다. 지난해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퇴직한 한 임원은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가 최근 10년 동안 원가 상승 요인이 있을 때마다 이를 유통 과정에서 흡수한 것이 아니라 치킨 가격을 올리거나 가맹점에 전가하는 과정을 되풀이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면서 본사는 수익 구조가 좋아졌고 반대로 가맹점 마진은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치킨 프랜차이즈업계는 가격을 탄력적으로 내릴 수 없는 이유가 있다고 항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프랜차이즈마다 포화상태일 정도로 가맹점이 많아 관리해야 하는 인력이 필요하고 물류센터도 지어야 하는 등 고정비용이 상당하다”며 “치킨 가격을 내리면 본사 이익만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차완용 기자 한경비지니스 cw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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