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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인스타그램에서 물건을 사는 걸까?

하이닥 로고 하이닥 2018.06.14. 11:29 이보미 건강의학 전문기자 bom@mcircle.biz

“인스타그램 쇼핑은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닌 '소유욕'에 따른 구매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지난 6월 5일 네이버 실시간 뉴스 토픽 1위에 오른 제목은 ‘인스타그램 오류’였다. 많은 사람이 불만과 우려를 표하는 댓글 속에서 소셜 미디어 서비스(SNS, Social Media Service) 중 인스타그램의 인지도를 알 수 있었다. 디지털 미디어 플래닝 기업 나스미디어의 ‘2018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서는 여성의 57.9%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해 가장 선호하는 SNS로 선정되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 속 매일 자신의 생활을 노출하는 그들을 볼 때 현실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한다. 언제나 예쁘고 행복한 모습, 아이를 낳아도 날씬하고 육아에 찌들지 않은 모습, 늘 좋은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틈만 나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모습들을 말이다.

© 제공: 하이닥

SNS에서 영향력이 있는 사람을 ‘인플루언서’라고 한다. 오드엠의 2017 성과형 인플루언서 마케팅 보고서에서는 인스타그램의 경우 팔로워 수가 천 명을 넘어가면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만 명이 넘어가면 매크로 인플루언서, 수십만에서 수백만이 되면 메가 인플루언서로 정의했다.

언제부터인가 “제가 써보고 좋았던 제품을 공구하기로 했어요”, “믿을 만한 제품이라 소개해요”라며 제품을 노출하는 인플루언서가 많아졌다. 그들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입은 옷과 신발, 사용하는 뷰티 제품 심지어는 고가의 가전제품까지 팔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일컬어 ‘팔이피플(인스타그램을 통해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는 그들이 파는 물건을 나도 모르게 구매하고 있지 않은지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최성환 원장(인천우리병원)과 함께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에게 영향 받는 우리들의 모습에 관해 이야기해보았다.

우리가 인스타그램 속 인플루언서에게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인스타그램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멋진 순간을 찍은 사진을 여러 사람에게 전송하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즉, 'INSTAnt camera +‎ teleGRAM'이 합성되어 instagram이 되는 셈이지요. 요즘은 사진기술과 비싼 장비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고 스마트폰 만으로도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영원히 남을 가장 예쁜 사진을 남들에게 보여 주고픈 사람의 속마음은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에는 해시태그(#)가 있습니다. 내가 원하는 사진을 표현하는 단어 앞에 #를 넣어 검색하면 다양한 사진이 뜨는데 이를 이용해 일관된 주제의 멋진 사진들을 모아볼 수 있고 내가 본 사진을 올린 인스타그램 사용자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 하나 하나가 관심을 유발하고 그 결과 일반인들도 연예인 못지않은 팔로워를 지닐 수 있어, 인스타그램(inSTAgram) 사용자가가 졸지에 스타(STAR)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그들의 좋은 모습만 보고 사람들은 자신과 비교하고 “나는 왜 저렇게 살지 못할까?” 좌절하기도 합니다. 이런 심리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비교의 함정 혹은 덫(Comparison Trap)’이라는 심리용어가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나보다 더 인정받고, 돈도 많고, 잘생기고 잘난 사람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들이 우리의 가슴 속 질투심을 솟아오르게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어차피 SNS의 목적은 질투심을 자극하는 것 아닐까요?

하지만 상대의 인스타그램에 나타난 팔로워 수나 '좋아요' 숫자가 그 사람의 가치에 대한 절대적 기준처럼 보일지라도 그 미끼를 덥석 물어서는 안 되지요. 그럴 필요도 없고요. 여러분이 그 사람의 실제의 삶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어떻게 살지는 짐작이 갈 겁니다. 그러나 ‘이성이 질투심(감정)을 제어하지 못한 것’이지요.

냉전시대에 죽기 살기로 소련과 미국이 서로 경쟁하였는데, 소련이 바로 이 비교의 함정에 빠져 버렸습니다. 미국이 핵무기뿐만 아니라 이제는 우주 전쟁까지 준비하여 완성단계에 거의 도달했다는 가짜 정보를 접하고서는 무리하게 따라 하다가 망해서 해체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미국의 잘난 모습에 소련의 자존심이 불끈했던 것입니다.

인스타그램 속 인플루언서의 화려한 모습만 보고 열등감, 자괴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인스타그램 속의 타인의 삶을 보며 “나의 삶은 왜 그렇지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열등감, 자괴감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수는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겠지만, 한 가지 재미있는 방법은 나도 똑같이 가식적인 삶 속에 갇혀보자는 것입니다.

내 돈으로 꽃을 사서 사진 찍고 누군가에게 받은 것처럼 올려도 보고, 여행 갔던 사진들만 계속 올려 여행을 자주 가는 사람인 양 보여주기도 하고 가장 잘 나온 내 모습들만 올려, #셀피 #셀스타그램 #OOTD 등의 태그를 걸어 사람들을 유혹해 보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거짓으로 올린 허황되고 가식적인 나의 삶을 보면서 또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는 모습을 보며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 제공: 하이닥

인플루언서가 판매하는 물건은 왠지 믿음이 가고 사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그들과 손을 잡고 마케팅을 하기도 하고요. 왜 우리는 그들이 파는 물건을 사게 되는 걸까요?

사실, 이 모든 소동은 '필요'에 따른 구매가 아닌 '소유욕'에 따른 구매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SNS는 소유욕을 자극하지요. 멋진 집, 멋진 차를 갖고 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돈 많은 사람이 많이 살까요? 아니면, 없는 사람들이 더 많이 사거나 혹은 사고 싶어 할까요? 이것이 바로 요상한 돈의 마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돈이 많은 사람은 필요할 때 언제라도 그 물건을 사면 그만이지만, 돈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은 제일 쌀 때, 세일 할 때 사지 않으면 값이 더 오를까 걱정합니다.

돈이 없을 때 소유욕이 더 발동하며 강화됩니다. 그러니 그들이 타는 자동차는 아니더라도, 그들이 사용하는 샴푸나 로션 정도는 살 수는 있겠지요. 그렇게 해서라도 나와 상대가 어느 정도의 동질성을 가졌다는 동일시(identification)에 의한 대리만족이라는 심리기법이 작용되는 것입니다.

© 제공: 하이닥

그들이 파는 물건을 무분별하게 사지 않으려면 우리는 어떤 심리적인 방법을 취해야 할까요?

주의할 점은 화려하게 보이는 장면들이 이것을 보는 우리 입장에서도 거짓말인 줄 다 안 다는 것입니다. 사실, 알면서도 부러운 거죠. 부러우면 지는 건데 말이죠. 물건을 사서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탐내야 할 부분은 그 사람의 잘난 모습이 아니라, 인스타그램을 열심히 운용하며 유지하고 꾸준히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부지런함’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인스타그램을 남과 비교하는 도구가 아닌 효과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주세요.

친구의 성향을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하거나 인스타그램 속에서 소속감을 느껴보세요. 친구의 팔로워를 들여다보면 누가 이 친구를 팔로우했는지, 또 이 친구는 누굴 팔로잉하고 있는지가 나옵니다. 이걸 타고 들어가면서 지인의 다양한 인간관계를 파악할 수 있고 이 친구의 취향이나 성향이 무엇인지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유명해진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는 것도 일종의 팬클럽에 모여드는 기분일 수 있습니다.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더 가깝다는 말이 무색하게, 요즘에는 몸은 가까이에는 있지만, 마음은 멀어진 상태로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요. 인플루언서와 소통하며 요즘의 변조된 소속감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내가 속한 곳이 잘되면 자신도 기쁘게 마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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