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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은 풀려났는데... 신동빈 법정구속 이유는?

조선일보 로고 조선일보 2018.02.13. 22:16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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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씨(62)씨에게 70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동빈(63) 롯데그룹 회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근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재용(50) 삼성전자 부회장과 대비된다.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검찰은 작년 2월과 4월 “박 전 대통령에게 대가를 바라고 최씨의 요구에 따라 뇌물을 줬다”며 두 재벌 총수를 연이어 기소했다. 다만 이 부회장은 2차례에 걸친 영장 청구 끝에 구속한 뒤 기소했고, 신 회장은 불구속 기소했다.

신 회장과 이 부회장이 재판에서 명암이 갈린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김세윤)는 13일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 출연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를 받은 신 회장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최씨 측에 줬다가 돌려받은 70억원을 추징하라고 명령했다.

반면 지난 5일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최씨 측에 36억원의 뇌물을 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재판 결과만 놓고 보면 양쪽 재판부 판단의 가장 큰 차이는 ‘부정한 청탁’을 인정하느냐 여부다. 신 회장 재판부는 “면세점 특허 관련 현안이 있었고,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면세점의 영업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청와대·관세청 관계자에게 애로사항을 전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노력한 점이 묵시적 청탁의 근거로 인정됐다.

이와 달리 이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부는 “청탁의 대상이 되는 승계작업도 없었고, 이에 따르는 명시적·묵시적 청탁도 없었다”고 했다. 또 “뇌물임을 인식하면서도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하고 뇌물공여로 나아간 사안”이라며 “청탁이 없었고, 정치권력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하게 됐다”고 했다. 신 회장은 적극적으로 청탁의 의사가 있었다고 본 반면 이 부회장은 어쩔 수 없이 뇌물을 주게됐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뇌물죄는 인정됐다. 신 회장은 70억원, 이 부회장은 36억원이 각각 인정됐다. 형법상 뇌물공여죄는 법정 최고형이 ‘징역 5년 이하’로 같은 조건이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람의 뇌물을 바라보는 재판부의 시각은 분명히 다르지만, 1심 재판과 2심 재판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재판부의 판단의 차이보다는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실형과 집행유예행으로 갈랐다고 보는게 맞는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작년 2월 구속돼 353일 동안 수감돼 있었으나 신 부회장은 같은 해 4월 기소돼 10개월 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보통 항소심에서는 구속기간, 수형생활 태도 등을 고려해 1심보다 감형해 주는 게 통상 있는 일이다. 이 부회장의 경우 1심에서 뇌물로 인정된 금액이 89억원에서 36억원으로 낮춰졌고, 형량도 징역 5년에서 2년6개월로 줄어 형 집행이 유예됐다.

신 회장 재판부는 이날 재판에서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그 자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신 회장이 일본에 회사와 거처가 있어 자주 출입국하는 점을 고려했을 수도 있다고 한다. 수도권 한 법원의 형사담당 판사는 “두 사람의 1심 형량만 놓고 보면 어느 쪽이 가혹한지 가늠할 수 없는 문제”라면서 “신 회장의 경우 검찰이 불구속 기소한 측면도 있고, 이 부회장의 경우 1년 남짓 수감생활을 이어 온 측면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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