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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트럼프 탄핵론에 웃을 수 없는 이유

NEWSIS 로고NEWSIS 2017-05-19 이지예

【베이징=AP/뉴시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17.5.19.: 푸틴 "제 말은" © 이지예 푸틴 "제 말은" 【서울=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과 오랜 앙숙 관계인 러시아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론으로 혼란스러운 미국을 바라보며 마냥 웃을수만은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정계에서 트럼프와 러시아의 내통 의혹으로 대통령 탄핵 바람이 불고 있는 상황을 러시아 정부 역시 염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부는 트럼프가 국내 정치 수렁에 더욱 깊이 빠져들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그가 제대로된 관계 구축을 시도조차 하지 못할까봐 우려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푸틴이 작년 미국 대선 개입을 통해 오랜 적대국인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평가가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를 둘러싼 의혹이 심화할 경우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지속되고 있는 서방의 대러 제재 해제 가능성이 사라진다. 시리아 내전 등 국제 이슈를 놓고 미국과 협의할 여지도 준다.

러시아 외교국방정책위원회(FDPC)의 표도르 루카뇨프 회장은 "희망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며 트럼프가 탄핵되거나 반러 성향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으로 대체될 경우 미러의 협력은 불가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트럼프 당선 이후 미러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트럼프가 푸틴을 높게 평가하며 대러 제재 해제,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을 검토할 수 있다고 주장해서다.

트럼프와 푸틴은 7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만난다. 러시아 국제문제위원회의 안드레이 코르트노프는 "트럼프가 놓인 힘겨운 상황을 고려할 때 진지한 대화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내통 의혹이 터진 상황에서 트럼프가 푸틴과 어떤 합의를 한다면 트럼프에게 더 큰 골치만 안길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레임덕 상황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을 트럼프와는 관계 개선 논의를 할 이유가 없다.

한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외무장관의 방미처럼 관례적인 행사에서조차 야단법석이 터지는 상황에서 양국이 현실적인 거래를 하기는 불가능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지난 10일 백악관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동하면서 미국의 안보 기밀을 공유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푸틴 대통령은 이 논란에 대해 "미국의 정치적 정신분열증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어처구니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미국 내 반러 세력이 혼란을 조장하려고 헛소리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러시아 연루설에 대한 특검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지만 러시아 정계에서까지 트럼프의 탄핵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목소리가 들린다.

코르트노프는 "모스크바에서도 (트럼프 탄핵) 가능성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올렉 모로조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그를 표적으로 한 전쟁은 마지막 총알이 떨어질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z@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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