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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지하실 남자 ‘근세’는 갑근세에서 따와

국민일보 로고 국민일보 2020.02.13. 04:05 권남영 기자
영화 ‘기생충’에서 문광과 근세 역을 소화한 배우 이정은과 박명훈. CJ엔터테인먼트 제공 © Copyright@국민일보 영화 ‘기생충’에서 문광과 근세 역을 소화한 배우 이정은과 박명훈.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몰라도 괜찮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영화 ‘기생충’의 뒷이야기들이 공개됐다. 아카데미(오스카) 4관왕 쾌거에 따른 열풍으로 재관람을 계획 중인 관객이라면 솔깃할 만한 이야기들이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발간된 ‘기생충’ 각본집에 실린 인터뷰에서 작품의 이모저모를 털어놨다. 가장 흥미를 끄는 건 캐릭터 작명법이다. 이를테면 배우 이정은이 연기한 박 사장(이선균)네 가정부 ‘문광(門狂)’은 ‘문을 열고 미친 사람이 들어온다’는 뜻이라고 한다.

극 중 기택(송강호) 가족의 계략으로 쫓겨난 문광은 비가 오는 날 박 사장네 초인종을 누르고, 그때부터 영화의 장르는 급변한다. 봉 감독은 “기우(최우식)가 처음 부잣집에 갈 때 문을 열어주는 사람이 문광이고, 후반부 지하실의 ‘헬게이트’를 여는 사람도 문광”이라고 설명했다.

문광의 남편인 지하실에 사는 남자 근세(박명훈)의 이름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근로자들이라면 누구나 내야 했던 갑근세(갑종근로소득세)에서 따왔다고 한다.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은 7선 의원을 지낸 정치인 고(故)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를 떠올려 지었다. 기택의 아내 충숙(장혜진)은 태릉선수촌 라커룸에 붙었을 법한 이름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영화 맨 처음 장면에는 ‘박충숙’이라고 적혀있는 해머던지기 대회에서 받은 은메달이 나온다. 건축가 ‘남궁현자’는 화면에 나오지 않으면서 캐릭터를 각인시키기 위해 특이한 이름을 구상했다.

실제 사건에서 극의 모티브를 따오기도 했다. 프랑스 파팽 자매 살인사건은 시놉시스 단계서부터 참고 자료로 삼았다. 이는 1933년 프랑스의 한적한 시골 도시에서 하녀 자매가 고용주 부인과 그 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박 사장네 지하공간을 설계할 때는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요제프 프리츨: 악마의 얼굴’을 참고했다. 요제프 프리츨 사건은 친딸을 24년간 감금하고 성폭행해 일곱 아이까지 낳게 한 엽기적 사건이다.

봉 감독은 “내용은 전혀 관계없고, 그 집 지하벙커 구조 등 일부 이미지를 차용했다”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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