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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공화당 잡으면 유승민 잃는다…황교안의 고민

국민일보 로고 국민일보 2019.11.07. 18:18 심우삼 김용현 기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 Copyright@국민일보 유승민 바른미래당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회의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보수 통합 승부수를 던진 지 하루 만에 보수 세력 안에서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통합이 필요하다는 총론에는 일단 공감대를 이뤘지만, 누구와 어떻게 함께할 것인지에 대한 각론을 두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황 대표는 반(反)문재인 철학을 공유하는 이들은 모두 통합 대상이라는 입장이고, 유승민계와 우리공화당은 서로를 배제해야 한다는 쪽이다. 보수 통합의 가장 큰 장애물로 여겨졌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황 대표나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모두 ‘역사의 평가에 맡겨두자’는 생각이라, 우리공화당 합류 문제가 보수 통합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 Copyright@국민일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황 대표는 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헌법적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자유민주세력의 통합은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통합은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언급한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세력’에는 우리공화당도 포함된다.

반면 유 의원은 “헌법 가치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이 참여하는 보수재건이란 굉장히 애매한 이야기”라며 황 대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유 의원은 이날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회의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헌법 가치는 건전한 중도보수 유권자들이 지지할 만한 가치”라면서 “우리공화당이 이미 헌법적 판단이 내려진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서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이는 제가 말한 보수재건의 원칙에 벗어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에 계신 분들이 분명히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며 황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앞서 유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극복, 개혁보수 노선 정립, 불파불립(不破不立·낡은 것을 헐어야 새 것을 얻는다)을 통합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 중 2개에 대해서는 황 대표와 유 의원이 어느 정도 이견을 좁힌 상황이다. 유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의 잘잘못은 따지지 말자”면서 탄핵 문제를 덮고 가자는 황 대표의 입장과 궤를 같이했고, 황 대표도 “한국당 간판을 내릴 수 있다”면서 유 의원의 불파불립 요구에 호응했다. 개혁보수 노선 수용도 어려운 문제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한국당 지도부의 시각이다. 걸림돌이 될 만한 것은 우리공화당과의 통합 문제뿐이다.

한국당은 우리공화당과의 통합 문제를 대화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실무 협상 담당자로 홍철호 의원과 이양수 의원을 내정했다. 홍 의원은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이라 유승민계 의원들과 교분이 깊고, 이 의원도 온건 성향으로 분류된다. 한국당은 유 의원 측과 물밑 협상을 지속해 나가면서 가능한 한 빨리 당내 기구를 출범해 보수 통합 작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협상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공화당과는 통합할 수 없다는 게 유 의원이 내세운 마지노선인데, 한국당이 이를 수용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유 의원은 “한국당이 보수재건 원칙에 대해서 쉽게 보거나 속임수를 쓰면 안 된다”라며 “한국당 스케쥴에만 맞춰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논의와 별개로 유승민계와 안철수계 의원들이 중도보수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한 것도 변수다.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독자 모임인 변혁은 이날 권은희 의원과 유의동 의원을 단장으로 하는 신당기획단을 출범시켰다. 향후 신당이 얼마만큼 호응을 얻을지에 따라 보수 통합의 구심력이 약해질 수도 강해질 수도 있다.

안철수 전 의원이 한국당과의 통합에 어떤 의견을 내놓을지도 관심이다. 안철수계인 권 의원은 황 대표의 통합 제안에 대해서 “한국당과의 통합은 없다”며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안철수계 의원들은 오는 12월 초 안 전 대표가 체류 중인 미국으로 가 안 전 대표의 의중을 물을 예정이다.

심우삼 김용현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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