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브라우저 버전을 사용 중입니다. 최상의 MSN 경험을 위해 지원되는 브라우저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오지 말라고 어떻게 전화합니까"…호텔·펜션 예약취소·위약금 불똥

머니투데이 로고 머니투데이 2020.12.22. 16:52 유승목 기자

© MoneyToday 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5인 이상 사적모임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키로 한 데 이어 '연말연시 방역강화 특별대책'을 내놓으면서 특급호텔·리조트·스키장 등 국내 관광산업 전반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당장 스키장은 문을 닫아야하고, 호텔과 리조트는 객실의 50%만 가동하게 돼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관광업계는 코로나19(COVID-19) 확산 방지 취지에 공감하는 만큼 정부 방침에 적극 따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별 다른 지원대책은 커녕 대응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고 갑작스럽게 발표가 이뤄지면서 경영타격을 우려한다. 환불 위약금 등에 대한 마땅한 매뉴얼이나 세부지침도 없어 소비자와 관광업체 간 갈등으로 불똥이 튈 수 있단 지적도 나온다.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스키장 방문 NO, 호텔은 객실 절반만

© MoneyToday 22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스키장을 비롯한 겨울스포츠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연말연시에 인파가 많이 몰리는 주요 관광명소도 과감히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특별대책은 성탄절 전날인 24일부터 새해 연휴가 끝나는 내년 1월3일까지 열흘 가량 적용되며 지자체별 기준 완화도 불가하다.

이번 대책으로 올해 연말은 여행·레저 활동이 엄격하게 제한된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23일 0시부터 5인 이상 사적 모임은 물론 연말 여행도 갈 수 없다. 파티룸이나 숙박시설에서의 5인 이상 '홈파티'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를 위반했다가 확진자가 발생하면 300만원 이하 벌금이나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다. 겨울철 감염 위험 시설로 지적된 전국 스키장 16곳을 비롯, 눈썰매장(128개소), 스케이트장(35개소) 등 겨울 스포츠 시설도 전부 집합이 금지된다. 호텔과 리조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시설은 객실의 50% 이내로만 예약을 받을 수 있다.

당장 예약 취소해야 하는데 누구부터….

호텔·리조트 현장은 '우왕좌왕'

© MoneyToday 갑작스럽게 발표된 정부 대책에 특급호텔 등 일선 숙박업계는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호텔·리조트 등의 객실 예약을 50%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숙박업계의 당혹감이 상당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만큼,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세부지침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형국이다. 서울 시내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뉴스를 보고 정부 대책을 알았다"며 "발표 이후 세부 지침을 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둔 현 시점이 객실 예약률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현재 객실점유율(OCC)이 50%가 넘는 호텔의 경우 어떤 기준으로 예약을 취소하고 50% 이내로 맞춰야 할 지 뚜렷한 해답이 없단 것이다.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이날 오전 대책 발표 직후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예약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호텔이 자체적으로 일부 고객에 대해 예약을 취소해야 하는데 어떤 기준으로 누구를 취소해야 하는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요 특급호텔과 대형 리조트들은 긴급회의를 통해 자체 조정 기준을 만들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객실을 예약한 전 고객에게 문자를 발송해 이용 여부 결정을 안내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50%가 넘는 경우 가장 최근에 예약한 고객부터 투숙을 취소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호텔이 운영하는 시그니엘 서울과 전국 한화리조트 일부 지점은 이번 주말 일부 날짜에서 예약률이 50%가 넘어 조정이 필요하다.

일각에선 정부가 예약취소 가이드라인 등 세부지침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다급하게 정책이 결정된 것은 이해하지만 대응할 시간이 턱 없이 부족하단 것이다. 이번 정책과 관련해 정부는 전날 한국호텔업협회에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어떤 기준을 세우더라도 일부만 예약을 취소하면 고객 불만이 있을 수 있다"며 "서비스로 먹고 사는 곳인데 고객과 마찰을 빚진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3단계 아니라 위약금 있다

스키 시즌권, 펜션 환불 갈등 불씨 여전

© MoneyToday 이번 대책으로 운영이 제한되는 스키장과 숙박업계는 위약금 문제로도 골머리를 앓는 상황이다. 그나마 대형 특급호텔은 대부분 당일 '노쇼(체크인 하지 않는 것)'만 아니라면 하루 전까지 위약금 없이 취소할 수 있지만, 영세 숙박업소는 사정이 다르다. 지역 펜션 같은 경우 예약 일주일전, 하루전 등의 기준을 두고 위약금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대책이 집합금지 측면에서 거리두기 3단계만큼 강력하지만, 공식적으로 3단계는 아니란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코로나19에 따른 위약금 감면 기준에 따르면 여행·숙박·외식 등의 예약은 3단계 거리두기일 때만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하다. 다시 말해 현재 3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고객이 예약을 취소할 경우 일정 위약금을 내야하는 것이다.

최근 연말 가족여행과 스키 체험 등을 위해 수도권이나 강원도 등 일부 지역의 펜션이나 공유숙박시설에 대한 수요가 오르고 있는 만큼 업체와 고객 간 갈등으로 불거질 수 있다. 한국호텔업협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거리두기 3단계도 아니고 그간 영세 숙박업소들의 타격도 상당했던 만큼 환불 문제는 민감하다"며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고객과 숙박업체가 싸워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연말 시즌권을 못 쓰게 된 스키장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날 발표 이후 각 스키장에는 시즌권 환불이나 리조트 객실 예약 취소를 묻는 고객들의 전화가 빗발치는 상황이지만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 대형 스키장 관계자는 "시즌권이나 대형 스키장의 경우 홈쇼핑,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 리조트 객실에 대한 환불을 묻는 문의와 항의전화가 넘쳐 제대로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영 타격까지 걱정거리

관광업계 "지원 대책 마련해달라"

© MoneyToday 코로나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인 만큼 불가피한 조치지만, 업계 안팎에선 이번 대책으로 인해 국내 관광산업 타격도 상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호텔업계의 경우 50% 예약 제한으로 족쇄가 채워지며 연말 마케팅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 대형 특급호텔 관계자는 "예약률 50%를 넘길 수 없게 된 시점에서 준비했던 마케팅은 전부 무용지물이 된 셈"이라며 "뷔페, 레스토랑 등 식음시설과 객실시설 모두 매출이 반토막 날 위기인데 방역지침을 적극 따르는 만큼 정부에서도 어느정도 활로를 열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스키장 업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스키장경영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기존의 30% 수준의 인원만 받고 있던 상황에서 연말 성수기 운영도 어려워지며 환불이나 인력 운용 등의 문제로 인한 스키장 경영 타격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방지를 위한 취지에 공감해 적극적으로 정부 지침에 따를 것인 만큼, 정확한 피해상황을 집계해 정부에 지원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기사 더보기

image beaconimage beaconimage bea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