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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맡겼는데”… 신탁사, 회장·前 대표에 특혜분양 논란

세계일보 로고 세계일보 2021.10.14. 19:01 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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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신탁사의 회장과 전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이 위탁자(시행사)의 공동주택을 20% 할인분양 받은 뒤 고액 수수료 조건으로 분양대행 계약을 해 주택 분양시장을 교란한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14일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에 따르면 ㈜무궁화신탁은 2018년 제주지역 주택사업자와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99가구 규모 공동주택 사업부지 신탁을 받아 신축·분양하기로 토지신탁계약을 맺었다. 위탁자는 수탁자인 무궁화신탁에 신탁수수료 30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 신탁은 ‘신임 관계’를 바탕으로 이루는 법률관계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라 위탁자와 시공사 등 수익자를 최우선으로 보호해 이들의 이익을 극대화할 선관의무와 충실의무를 지닌다.

그런데 무궁화신탁이 이런 신뢰관계를 반하는 행태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무궁화신탁은 2019년 12월과 2021년 3월 99가구 중 12가구를 최대 주주인 회장과 전 대표이사 등 특수관계인에게 정상 분양가(5억원대)보다 20% 할인한 조건으로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무궁화신탁은 이어 올해 6월 분양대행사와 분양가의 20%에 해당하는 고액의 수수료를 주고 별도의 광고비 10억원을 추가 지급하기로 하는 분양 광고대행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장 등에게 분양한 12가구를 포함시켰다.

위탁사는 “신탁사의 자사 특수관계인 저가 특혜 분양은 정상 분양의 경우보다 최소 13억원의 손실을 초래하고 이미 정상 분양받은 수분양자도 분양받기를 꺼려할 요인이 돼 분양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무궁화신탁이 회장 등에게 할인분양한 12가구에 대한 허위계약 논란도 일고 있다. 무궁화신탁은 이 사업을 위해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445억여원의 주택 분양보증서를 받았다. 위탁사는 “신탁사가 특수관계인 할인분양을 통해 중도금 대출자금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여 정상 분양의 경우에만 적용받는 분양보증을 이용했다는 점에서 분양제도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교흥 의원은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대한 국정감사 서면질의에서 “무궁화신탁 특수관계인이 12가구를 20%나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받은 것은 정상가로 분양받은 23가구 수분양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과 공정성까지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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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관계자는 “위탁자와 맺은 토지신탁계약서 특약에 계약 체결 후 6개월 이내 분양률이 50%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20% 이내에서 할인분양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며 “분양 촉진을 위한 어쩔 수 없는 방안으로, 12가구 모두 정상적인 계약”이라고 해명했다.

제주경찰청은 최근 위탁사가 무궁화신탁 회장과 대표이사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배임) 혐의 등으로 고소함에 따라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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