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브라우저 버전을 사용 중입니다. 최상의 MSN 경험을 위해 지원되는 브라우저를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세종수목원에 사랑 꽃 튤립 활짝 피었습니다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세계일보 로고 세계일보 2021.05.01. 10:00 최현태

‘천상의 화원’ 세종국립수목원 튤립 활짤 올해 꽃길만 걷자/국내 첫 도심형 수목원 축구장 90여개 규모에 20개 다양한 전시원 161만 나무와 식물자라/기네스북 오른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에도 끝없는 꽃밭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 제공: 세계일보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사랑의 고백, 영원한 애정, 열정적인 사랑. 튤립은 사랑의 꽃이다. 다양한 색과 모양처럼 꽃말도 여러 가지이지만 모두 사랑을 얘기한다. 연분홍 벚꽃잎 우리 곁에 아주 짧게 머물다 비바람에 날리며 꽃길 깔아주고 떠나더니 그 자리에 알록달록 예쁜 튤립 지천으로 피어 허전한 가슴에도 사랑꽃 피어난다.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튜립과 꽃잔디 © 제공: 세계일보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튜립과 꽃잔디

#세종수목원에 ‘사랑꽃’ 튤립 피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 연기면 국립세종수목원 청류지원의 작은 다리를 건너 야생화원으로 들어서자 온통 꽃밭이다. 연분홍 꽃잔디가 카펫처럼 깔렸고 핑크, 보라, 빨강, 노랑, 하양 튤립이 화려하게 피어 여심을 자극한다. 천상의 화원 한가운데 섰다. 튤립은 작은 속삭임으로 사랑의 말들을 건네며 마음을 온통 알록달록한 봄의 사랑으로 물들인다. 어쩌면 이렇게 색과 모양이 다양할까. 세상의 예쁜 튤립은 다 모아놓은 것 같아 부자 된 기분이다. 17세기 유럽에서 황소 25마리로 한 뿌리를 샀을 정도로 한때 귀했던 꽃은 탐스럽고 사랑스럽다.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 제공: 세계일보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 제공: 세계일보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전 세계적으로 4000종이 넘는 튤립은 색에 따라 꽃말이 모두 다르다. 빨강은 사랑의 고백, 강렬하고 열정적인 사랑이다. 분홍은 사랑의 시작, 애정, 배려, 완벽한 행복으로 꽃말처럼 로맨틱한 색 덕분에 웨딩 부케용으로 많이 선택된다. 주황과 노랑 등이 섞인 망고튤립은 수줍은 사랑과 매혹적인 사랑의 뜻이 담겼고, 오렌지색은 사랑의 갈망이며, 흰색은 실연과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다. 밝고 경쾌한 노랑의 꽃말은 이뤄질 수 없는 헛된 사랑이라니 의외다. 보라도 영원한 사랑과 영원하지 않은 사랑 두 가지 뜻이 모두 담겼다.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 제공: 세계일보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이처럼 다양하지만 모두 사랑 하나로 연결되니 연인들에 튤립보다 잘 어울리는 꽃이 또 있을까. 수목원을 찾은 많은 연인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신혼부부, 서로 손을 꼭 잡은 노모와 딸 모두 튤립 꽃밭을 배경으로 수줍은 미소 지으며 아름다운 시간들을 담느라 분주하다. 다들 올해 꽃길만 걷기를.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 제공: 세계일보 세종국립수목원 야생화원 튤립

싱그러운 초록 줄기에 노란 꽃잎, 그 가운데 주황색 나팔을 담은 수선화 ‘모날’과 작지만 보라색 꽃잎이 화려한 무스카리 ‘마리린’, 진분홍 무스카리 ‘마운트 후드’, 연한핑크 꽃잎 속에 진한 핑크를 담은 꽃잔디 ‘타마옹갈레이’ 등 다양한 꽃들도 정원을 봄의 색깔로 꾸민다.

뉴튼 사과나무 © 제공: 세계일보 뉴튼 사과나무 자바 아카시아 나무 뿌리 © 제공: 세계일보 자바 아카시아 나무 뿌리

#전통현대 어우러진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의 강소형 잠재관광지인 국립세종수목원은 규모가 엄청나다. 다리가 아프도록 걸어도 끝이 없어 하루에 다 둘러보기에는 무리다. 전체 면적은 축구장 90개 규모인 65㏊로 다양한 주제 전시원 20개로 꾸며졌고 2453종 161만그루의 나무와 식물이 자란다. 지난해 10월 문을 열어 아직은 좀 황량한 느낌인데, 앞으로 5년 정도는 지나야 나무들이 울창해지기 시작할 것 같다. 그래도 탁 트인 곳에서 충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두고 힐링할 수 있으니 아주 고마운 공간이다. 더구나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으로 멀리 가지 않고도 초록나무와 꽃길을 걸을 수 있는 점은 큰 매력이다.

국립세종수목원 © 제공: 세계일보 국립세종수목원

야생화원을 지나면 희귀특산식물전시온실과 난과식물전시온실이 보인다. 자생지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희귀식물과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들을 모아 놓았다. 울릉도, 제주 해안가 암벽에 자생하는 연화바위솔, 제주 바닷가 산기슭에서 자라는 백서향, 제주·보길도에 자라는 바늘엉겅퀴, 바위나 죽은 나무줄기에서 자라는 난 석곡, 추운 겨울에 꽃피우는 한란 등 소중한 식물들이 많다.

분재원 © 제공: 세계일보 분재원 분재원 © 제공: 세계일보 분재원

발길은 자연스럽게 자연의 축소판인 분재원으로 이어진다. 고풍스런 한옥을 배경으로 모과나무, 영산홍, 소사나무, 곰솔 등이 돌을 산의 형태로 쌓아 만든 석가산과 어우러지며 고즈넉한 풍경을 완성한다. 다시 S자로 휘어지며 흐르는 청류지원을 건너면 왼쪽에 한국전통정원의 궁궐정원이 한옥의 멋을 풍기며 고고하게 서 있다.

한국전통정원 © 제공: 세계일보 한국전통정원

날이 맑아 높은 계단 위 2층 누각으로 지은 솔찬루가 앞 연못에 그대로 담겨 데칼코마니 같은 아름다운 풍경을 만든다.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정을 실제 크기로 조성했다. 맞은편 별서정원은 전남 담양의 아름다운 소쇄원을 모티브로 꾸며 고즈넉하다. 인근 후계목 정원도 볼거리가 많다. 뉴턴의 사과나무 4대손과 정이품송 소나무, 용문사 은행나무 등의 유전자원이 식재됐다.

사계절전시온실 전경 © 제공: 세계일보 사계절전시온실 전경

이제 세종시 랜드마크가 된 사계절전시온실을 만날 시간. 건물모양이 독특하다. 외떡잎식물인 붓꽃의 3수성(꽃잎)을 형상한 다자인이 모던하면서도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 온실 앞에 드넓은 잔디밭이 펼쳐졌고 수선화, 튤립 등 온갖 봄꽃들이 피어 많은 여행자들이 천천히 걸으며 봄날의 따스한 햇살을 만끽한다. 

지중해전시온실 © 제공: 세계일보 지중해전시온실 케이바 물병나무 © 제공: 세계일보 케이바 물병나무

지중해전시온실의 32m 높이 전망대에 오르면 수목원 바깥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내부에는 신기한 모양의 케이바 물병나무,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올리브, 대추야자, 부겐빌레아 등 228종 1960그루가 빽빽하다. 열대식물전시원은 들어서자마자 땀이 줄줄 흐른다. 한겨울에도 더울 정도이니 반팔 차림이 필수다. 열대우림의 폭포가 장쾌하게 쏟아지고 5.5.m 높이의 관람 데크길을 따라 나무고사리, 알스토니아, 보리수나무 등 437종 6724그루를 관찰할 수 있다.

특별전시관 © 제공: 세계일보 특별전시관 특별전시관 © 제공: 세계일보 특별전시관

특별전시관은 신비한 동화속 풍경으로 꾸며 아이들이 떠날 줄 모른다.

 

사계절전시온실은 수목원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해야 하며 동시간대 입장객은 300명으로 제한된다. 수목원의 동시 관람 입장객 수도 5000명으로 제한돼 쾌적한 관람을 즐길 수 있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 제공: 세계일보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 제공: 세계일보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기네스북 오른 세계 최대길이 옥상정원

 

엘리베이터를 타고 건물 옥상 문을 열고 나서자 “와” 하는 탄성이 터진다. 끝이 보이지 않는 꽃밭이 펼쳐져서다. 전혀 건물 옥상 같지 않고 그냥 자연스런 정원을 걷는 기분이다. 바로 정부세종청사 건물 꼭대기 만든 옥상정원으로 길이 3.6㎞, 면적 7만9194㎡ 규모이며 기네스북에 세계 최대 규모 옥상정원으로 등재됐다.

 

정부세종청사는 15개 청사가 하나로 연결된 저밀도 수평 건물로 밀마루 전망대가 있는 서쪽에서 호수공원이 있는 동쪽으로 점차 낮아지는 성벽처럼 지어졌다. 특히 청사 옥상은 과거 성곽의 둘레를 돌며 주변의 경치를 즐기는 ‘순성놀이’를 모티브로 구불구불한 언덕처럼 디자인됐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 제공: 세계일보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지중해전시온실 © 제공: 세계일보 지중해전시온실

옥상정원을 걷는다. 하얀꽃이 핀 아로니아나무를 시작으로 붉은 영산홍이 화사한 표정으로 여행자를 반긴다. 유실수원·베리원에는 블랙커런트, 왕대추, 살구, 왕호두, 매실, 체리, 사과, 앵두 등 다양한 나무가 심어졌다. 태양광발전시스템 구조물을 활용해 바람의 형상을 물방울 형태 나선형으로 표현한 설치작품 ‘바람’은 미술관에 온 듯하다. 꽃길은 철쭉과 유채꽃밭으로 이어지고 샤인머스캣 터널과 넝쿨터널을 지나면 빨강, 노랑, 하양의 팬지꽃밭이 화사한 허브원을 만난다. 꽃밭에 하트 모양으로 ‘I LOVE U’를 형상화한 포토존도 마련됐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꽃잔디 © 제공: 세계일보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꽃잔디

꽃잔디로 덮인 소박한 정원에는 햐얀 꽃사과나무가 꽃망울을 터뜨렸고 우리말이 더 예쁜 수수꽃다리(라일락) 향기는 첫사랑의 기억을 바쁘게 실어 나른다. 바람개비가 돌아가는 전망대에 오르자 세종시 풍경이 한눈에 펼쳐진다. 옥상정원 관람은 6동에서 2동까지 약 1.2㎞ 구간만 열려 있고 정부청사관리본부 모바일 홈페이지나 세종청사옥상정원 앱으로 사전 예약해야 한다.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전망대 © 제공: 세계일보 정부세종청사 옥상정원 전망대 세종호수공원 © 제공: 세계일보 세종호수공원

세종호수공원을 묶으면 도심 힐링여행이 완성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인공호수로 축구장의 62배인 32만2000㎡에 달한다. 하모니카 모양을 닮은 국립세종도서관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그림 같은 전월산 풍경까지 함께 즐길 수 있다. 

 

세종=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세계일보 기사 더보기

image beaconimage beaconimage beac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