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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블루 날리며 씽씽 달리는 자전거길 [최현태 기자의 여행홀릭]

세계일보 로고 세계일보 2021.01.02. 02:00 최현태

강바람 ‘씽씽’ 코로나블루 날린다 / 평화누리 자전거길 신나게 달려볼까 / 일산대교∼전류포구 8.1㎞ 구간 철책 올해 10월까지 우선 철거 아름다운 공원으로 변신

  평화누리 자전거길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 자전거길

1년 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리며 집밖 출입을 제대로 못하다 보니 ‘코로나블루’가 늘 주변을 맴돈다. 더구나 추위 때문에 몸은 더욱 웅크러지고 살은 점점 늘어만 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위드(with) 코로나’ 시대에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우울증을 날려 버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자전거 라이딩이다. 햇살 좋은 날 자전거를 끌고 나서 보자. 탁 트인 한강을 조망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다. 유유히 흘러 넓은 바다로 나가는 한강하구 평화누리 자전거길을 신나게 달려본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 자전거길

#코로나19 없는 평화를 꿈꾸며 달리는 평화누리 자건거길

 

코로나블루를 극복하는 자전거 라이딩은 경기도 김포시 일산대교 남단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에코센터에서 시작한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이라는 표지판과 함께 자전거 전용도로가 산책로와 나란히 나 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 끝이 보이지 않는다. 평화누리 자전거길의 매력은 서해바다와 만나는 한강하구의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주말이면 라이딩족들이 대거 이 길을 달린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노선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 자전거길 노선 평화누리길 3코스 한강철책길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길 3코스 한강철책길

평화누리길 1∼3코스와도 연결된다. 1코스(염하강철책길)는 대명항~덕포진~쇄암리쉼터∼고양리쉼터∼문수산성 남문으로 14㎞가량 이어지고, 2코스(조강철책길)는 문수산성 남문∼홍예문∼조강리 게스트하우스∼조강저수지∼애기봉입구 8km 구간이다. 3코스(한강철책길)는 애기봉입구~마근포리마을회관∼연화사~석탄리 철새조망지∼전류리포구로 17km 거리다. 에코센터에서 전류리포구는 6.5km 정도로 10여분을 달리면 닿고 평화누리길을 거슬러 오르며 대명항까지 신나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억새갈대군락지 © 제공: 세계일보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억새갈대군락지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억새갈대군락지 © 제공: 세계일보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억새갈대군락지

아이들과 함께한다면 에코센터에서 전류리포구까지만 라이딩해도 충분한다. 가는 길 곳곳에 볼거리가 많아서다. 얼마 못 가 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이 발길을 붙잡는다. 꽃은 지고 나뭇잎은 떨어졌지만 겨울 내내 화사하다. 갈대와 억새군락지가 서천 신성리갈대밭 못지않게 광활하게 펼쳐져 있어서다. 코로나19로 가을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면 갈대와 억새 사이로 걸어 들어가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마치 가을인 듯 계절을 잊게 만드는 인증샷을 남길 수 있다.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백로 © 제공: 세계일보 김포한강야생조류생태공원 백로

연못에는 백로가 느릿느릿 걸으며 긴 부리로 한가로이 펄떡이는 물고기를 낚아 올린다. 추수가 끝난 들판은 새까만 점들로 덮여 있다. 낱알로 배를 채우며 휴식하는 쇠기러기들이다. 간조때 뭍이 드러나면 쇠기러기 수백마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떼를 지어 합창하며 생태공원에서 자전거길을 건너 한강하구 뭍으로 넘나드는 모습이 장관이다. 코로나19가 물러갈 것으로 보이는 2021년 봄이 더 기대되는 길이다. 에코센터에서 용화사까지 2km가량의 자전거도로 양옆은 모두 벚나무가 심어져 봄이면 화사한 벚꽃 터널을 이룬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 자전거길

#철책 철거된 전류리포구에 배가 뜨기를 기다려며

 

매력적인 자전거길이지만 아쉬운 모습도 하나 있다. ‘철책길’이 붙은 평화누리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어른 키를 넘는 이중 철책이 한강의 완벽한 조망을 방해한다. 정부는 이미 2008년에 김포대교∼일산대교 9.7㎞ 구간, 2015년에 일산대교∼전류포구 8.1㎞ 구간 철책 철거를 결정했지만 철거 뒤 설치되는 감시장비 성능을 둘러싼 김포시와 업체의 소송전으로 10년 넘게 철책 철거사업이 방치되고 있다. 다행히 이달 초 김포시와 군 당국이 소송과 관련 없는 일산대교∼전류리포구 철책을 내년 10월까지 우선 철거하기로 합의했다고 한다. 철책이 있던 자리는 아름다운 공원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내년 이맘때쯤 철책이 사라져 온전하게 한강 풍경을 감상하며 자전거길을 달리는 모습을 그려본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황톳길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 자전거길 황톳길 중국단풍나무숲 © 제공: 세계일보 중국단풍나무숲

자전거길 중간쯤에는 경기선형공원 황톳길이 한참 조성 중이다. 내년 봄에 선보일 예정인데 황톳길 끝에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도 마련해 맨발로 걸을 수 있다.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이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하게 해주고 독성을 제거하며 지압효과로 혈액순환에 좋다고 하니 코로나19가 물러가는 봄에 실컷 걸어볼 작정이다. 황톳길 입구 캐릭터 인형들이 깜찍하다. 빨간 벤치로 꾸민 포토존에는 ‘빛나는 너의 내일을 응원해’라는 문구가 걸려 흐뭇하게 만든다. 황톳길을 지나면 만나는 중국단풍나무숲도 운치를 더한다.

  용화사 범종각 한강하구 풍경 © 제공: 세계일보 용화사 범종각 한강하구 풍경 용화사 삼족섬 두꺼비 © 제공: 세계일보 용화사 삼족섬 두꺼비

직선으로 뻗은 자전거길은 용화사에서 마무리되고 전류리포구를 향해 구불구불 이어진다. 운양산 자락의 용화사는 1405년(태종 5)에 창건된 한강하구의 유일한 전통사찰. 용화사에 오르면 고풍스런 범종과 고목 뒤로 철새들이 날아다니는 한강하구의 풍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운양(雲陽)’에는 가을빛 하늘에 물든 한강의 파도치는 모습이 아름답다는 뜻이 담겼는데 김포8경의 하나로 꼽힌다. 범종각 옆 삼족섬 두꺼비를 꼭 만져야 한다. 삼족섬은 액운을 없애고 재물을 가져다주는 신화속 동물. 두꺼비를 만지면 소원이 이뤄진다니 정성스레 쓰다듬으며 새해 소원 하나 빌어본다.

  평화누리 자전거길 새둥지 © 제공: 세계일보 평화누리 자전거길 새둥지 조형물 전류리포구 © 제공: 세계일보 조형물 전류리포구

민물과 짠물이 넘나드는 전류리포구는 봄에는 황복, 새우, 웅어, 여름에는 장어와 농어, 가을이면 참게와 새우 등 제철 생선이 넘쳐나 1년 내내 식객들로 붐빈다. 매년 이맘때 포구는 쫀득쫀득해 씹는 맛이 일품인 제철 숭어가 넘쳐날 시기다. 어선 26척이 한강하구에서 숭어를 잡아 올리는데 많을 때는 어획량이 10t에 달할 정도로 겨울에도 활기가 넘쳤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이런 포구의 낭만과 식객의 입맛을 앗아갔다. 손님들이 많이 찾는 탓에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포구의 수산물직판장은 지난 6월쯤부터 아예 문을 닫았다. 포구의 철책 너머로 조업을 포기한 어선들만 애처롭게 묶여 있어 더욱 을씨년스런 풍경이다.

 

김포한강어촌계 관계자는 “숭어는 여전히 잘 잡히지만 포구에서 판매할 수 없어 선착장에서 수산물직판장으로 바로 가버린다”며 “코로나19로 식당들이 거의 문을 닫는 지경이라 판매할 수 있는 양이 얼마 안돼 조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쉰다. 백신이 보급되고 있으니 2021년에 희망을 걸어본다. 흉물스런 철책도 제거되고 식객들로 북적대며 다시 활기를 찾은 포구의 낭만이 기다려진다.

 

 김포=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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