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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바이오산업의 경쟁과 상생

머니투데이 로고 머니투데이 2021.10.13. 02:18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

[투데이 窓]바이오산업의 경쟁과 상생 © MoneyToday [투데이 窓]바이오산업의 경쟁과 상생 여느 산업과 마찬가지로 바이오산업 내에서도 경쟁은 치열하다. 필자는 창업자를 대상으로 한 여러 세미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자"라는 말을 수없이 반복했다. 과하게는 "잘하는 연구를 기반으로 창업하지 말고, 경쟁자가 적은 기술로 창업하라"고 말해왔다. 이른바 잘하는 연구와 선행연구결과가 많은 기술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글로벌하게 유행하는 기술이고 그만큼 연구비도 충분히 확보한 것이고, 다른 말로 하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하게 경쟁자가 많을 수밖에 없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전세계에서 항암제 임상시험은 수천 건이 이뤄지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경쟁환경을 파악해 절대적인 비교우위에 있지 않다면 항암제 개발을 재고하라는 말도 바이오벤처 관계자에게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독하게 경쟁자를 분석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분야가 바이오산업이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바이오기업의 경영자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좋은 사람을 구할 수가 없고, 구한다 하더라도 언제 떠날지 몰라 걱정이다"였다. 최근 관심사인 코로나19 백신기술을 보유한 기업에 접근하는 헤드헌트는 몇몇 기업에서 조건에 관계없이 특정 회사의 특정 팀장을 뽑아오라는 미션을 받았다는 말도 한다. 경쟁자에게 민감한 산업의 특징이기 때문에, 소수정예 연구·개발자에게 의존하기 때문에 인력에 대한 이러한 경쟁구도가 어쩔 수 없다고 하기에는 왠지 찜찜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지난번 칼럼에서 언급한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2000개 정도의 바이오벤처가 활동하고 지금까지 국내에서 키은 인력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기업의 인력을 서로 빼앗는 방식으론 국내에서 어느 정도 성공할지는 몰라도 글로벌 환경에서도 끝까지 성공할지는 의문이다.

상생이란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 직접적인 경쟁관계가 아니라면 모자라는 인력을 공유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독성시험이나 PK시험, 제형연구와 같은 항목은 신약개발을 하는 모든 기업에서 필요하지만 다른 회사의 컨설팅을 해준다고 해서 해당 기업의 지식재산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것은 아니지 않을까. 타깃 밸리데이션에 대한 주요 사항이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IND(임상시험계획) 승인을 받는 노하우를 공유한다고 해서 그 기업의 타깃이 쓸모없어지거나 임상시험이 실패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오히려 다른 기업들을 컨설팅해주는 가운데 회사 내부 인력의 실력이 더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을까. 과거처럼 단순하게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것 대신 조금 더 큰 틀에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인력을 공유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그러한 사례에 대해 사회 전체가 응원하고 높게 평가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인력의 공유가 어렵다면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어떠한가. 셀트리온이나 SD바이오센서 같은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과 관련한 노하우를 공유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NDA(신약허가신청)를 승인받는 과정에 대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러한 기업에는 요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은 어떨까.

M&A(인수·합병)가 활발한 해외 전문가들과 논의해본 필자는 M&A와 스핀오프(spin-off)는 결국 인력 때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의미 있는 기술을 보유한 좋은 인력을 유입하기 위해 M&A를 하고 현재 내부에 있는 인력의 성취욕과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스핀오프를 선택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환경일수록 인력을 빼오기보다 상생의 방법을 찾아야 더 큰 성취가 가능하다. 인력이나 노하우 공유든, M&A든 사회 전체가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상생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경쟁기술을 고려하되 공유와 상생만이 다 같이 성공하는 길이다. 아이디어와 인력과 노하우 그리고 성과를 공유하는 플랫폼과 문화를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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