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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발, 조롱, 윽박… 홍콩을 향한 中의 복잡한 표정

한국일보 로고 한국일보 2019.12.01. 17:36 김광수 기자
홍콩 시민이 1일 미국 성조기 문양의 마스크를 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권민주주의법 서명에 감사하는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제공: 한국일보 홍콩 시민이 1일 미국 성조기 문양의 마스크를 쓰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권민주주의법 서명에 감사하는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진영이 구의원 선거에서 압승하고 미국은 홍콩 인권민주주의법을 통과시켜 압박하자 중국이 다양한 표정으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을 향해 “저들이 주장하는 인권과 민주는 모두 허위”라고 반발하는가 하면, 홍콩에 대해서는 “젊은이들을 호도하는 교육이 문제”라며 으름장을 놓았다. 집회 현장에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조롱하며 “자유 언론을 배격하는 인종주의자를 우상으로 숭배하고 있다”고 시비를 걸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 시민 수천 명은 26주째 주말 시위를 이어갔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일 “미국이 만든 홍콩 인권법은 중국 내정을 포악하게 간섭하고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이중 잣대와 허위로 가득한 패권 논리를 보여주면서 홍콩에서 수개월째 지속된 급진 폭력 범죄는 외면하며 오히려 미화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어 “미국은 인권을 주장하지만 멕시코와의 국경 난민 문제를 비롯해 인종 차별, 성차별, 총기 폭력 등 미국 내 인권 침해가 더 심각하다”면서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탈퇴한 미국이 도덕 군자인양 점잔을 빼면서 인권이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적반하장으로 유언비어를 일삼고 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합성사진도 홍콩 집회 현장에 내걸렸다. 영화 ‘록키’에 나오는 권투선수의 근육질 몸에 트럼프의 얼굴을 합친 사진이다. 홍콩 시민들은 인권법에 서명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의미로 사진을 들었지만, 중국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면서 맹목적으로 따라 했다”며 비아냥댔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트럼프 지지자들을 제외하면 미국에서도 모두가 혐오하는 사진”이라며 “자유를 주장하는 검은 옷의 폭도들이 인종차별과 파시즘의 상징으로 비판 받는 인물을 추종하는 것에 많은 미국인들이 실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시위의 뿌리를 뽑아내기 위해 앞서 애국주의 교육을 전면에 내세운 데 이어 홍콩 청소년들의 의식개조를 거듭 강조했다. 양뤈슝(杨润雄) 홍콩 교육청장은 지난달 30일 방송에 출연해 “중학생들까지 학교 밖에서 법을 어기는 상황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면서 “학생들의 올바른 가치관을 양성하기 위해 교사를 늘리고 교육재원을 확충해 엄격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국 집계에 따르면 시위가 본격화된 지난 6월 이후 11월 말까지 체포자 5,890명 가운데 학생이 40%에 가까운 2,345명에 달했다. 이중 최연소인 12살 소년을 포함해 18세 이하가 910명이나 포함됐다. 이에 맞춰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1일 출간된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求是) 기고를 통해 “신중국 건국 70년간 공산당이 인민을 이끌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와 법률 제도를 만들어 중국의 발전을 이뤘다”며 “모든 당은 사회주의 길, 이론, 제도, 문화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지속적으로 당과 인민이 개척한 길을 따라 나아가라”고 사상무장을 강조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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