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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실험, 실패로 치닫는데…대통령은 “비트코인 더 필요하다”며 매수

경향신문 로고 경향신문 2021.12.07. 16:50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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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엘살바도르의 실험이 실패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비트코인 통화 채택 이후 3개월이 흘렀지만, 국민의 90%이상이 달러 사용을 지지하며 비트코인을 신뢰하지 않고 있어서다. 하지만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해법은 비트코인을 더 사는 것”이라며 매수에 나서는 한편, 비트코인 도시 개발에 착수하는 등 실험 확장에 나섰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6일(현지시간) 비트코인이 엘살바도르의 법정통화로 채택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국민들은 비트코인 결제 시스템에 점점 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엘살바도르의 프란시스코 가비디아대학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91%는 비트코인보다 달러 사용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현재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정부 전자지갑 ‘치보’를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국민은 300만명 가량으로, 전 국민의 45%에 달한다. 하지만 실제로 치보를 사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술적 결함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치보 사기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초기 가입시 제공되는 30달러 보너스를 가로채기 위해 신분증 도용 사기도 줄을 이었다.

비트코인 커뮤니티에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사용 불편사항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상점 주인들이 치보로 결제 승인을 했지만 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이야기부터 사용자들이 치보 결제가 되지 않아 현금을 냈다가 이중 결제를 해야했다는 경험 등이 대다수다. 치보의 기술적 오류가 잦지만 정부의 대응이 느리다는 지적도 나왔다.

게다가 지난 4일 비트코인이 한때 20%까지 폭락하면서 엘살바도르 기업과 가계의 재산 손실도 클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국제통화기금(IMF)은 “비트코인의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소비자 보호, 재무 건전성, 금융 안정성에 위험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트위터 © 경향신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트위터

하지만 부켈레 대통령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더 많은 비트코인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이 떨어질 때마다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이 급락한 지난 4일에도 그는 트위터에 “비트코인 150개를 4만8670달러에 샀다”고 밝혔다.

부켈레 대통령의 위험한 실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도시’ 건설 계획도 밝혔다. 예정지는 엘살바도르 남부 태평양 연안의 콘차과 화산 인근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화산 지열로 도시에 전력을 공급하고 비트코인도 채굴할 계획이라고 했다. 하지만 포린폴리시는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채굴 경쟁력이 낮다고 내다봤다. 세계 평균 비트코인 채굴 가격은 kWh 당 5센트이지만 엘살바도르에서 채굴 할 경우 kWh 당 13~15센트 정도로 훨씬 비싸다는 것이다.

부켈레 대통령은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비트코인 도시에 투자하고 원하는 만큼 돈을 벌어가라”고 말했지만 비트코인 도시가 실패한다면 투자자들의 손실만 커질 것이라고 포린폴리시는 내다봤다. 책 〈50피트 블록체인의 습격〉 저자 데이비드 제라드는 “엘살바도르의 가상화폐 통화 시나리오는 결국 비트코인 사용자들의 실망으로 결론날 것”이라면서 “국가 경제는 통화로 사용할 수 없는 불안정하고 조작된 투기 상품으로는 운영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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