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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 리사 대성공에도 웃지 못하는 태국... 왜?

한국일보 로고 한국일보 2021.10.12. 16:45 하노이= 정재호 특파원

"태국도 소프트파워 성공 자신" 총리 발언 뭇매 

창작자유 제한된 현실 비판·자성 목소리 나와

© 제공: 한국일보

태국이 걸그룹 '블랙핑크' 멤버인 자국민 리사의 전 세계적인 인기 이후 뜻하지 않은 논란에 휩싸였다. 군사정권이 그의 성공에 도취돼 자국 소프트파워 산업의 발전을 자신하자 여론이 싸늘한 반응을 보이면서다. 태국 문화계는 민주화 요구를 억제하기 위해 검열이 일상화된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 한, 한국과 같은 성취는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2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지난달 10일 발매된 리사의 첫 솔로 데뷔곡 '라리사'(LALISA)의 대성공 직후 "리사를 통해 태국의 소프트파워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진행 중인 영화ㆍ음식 등에 대한 글로벌 홍보를 더 강화한다면 태국도 (한국과 같이)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리사의 현재 성공은 한국의 시스템과 역량 덕분이지만, 뮤직비디오에 활용된 태국적 요소가 큰 관심을 끈 건 자국의 소프트파워 잠재력이 충분했기 때문이란 얘기다.

실제로 리사의 뮤직비디오에는 태국 전통 머리장식 '랏 끌라오'와 리사의 고향 부리람주의 파놈 룽 역사공원 등이 등장한다. 이들 아이템은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올라가면서 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날 현재 리사의 뮤직비디오 조회수는 2억6,368만 뷰를 돌파했으며, 지난 8일 기네스북에 '24시간 동안 가장 많이 본 솔로 아티스트 유튜브 영상(7,360만 뷰)'으로 공식 등재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리사의 성공을 가장 반겨야 할 태국 문화계는 화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표현의 자유조차 주지 않는 정권이 리사의 성공을 선전전에만 악용하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콩 리트디 영화보관소 부소장은 "검열이 일상화된 보수적 국가는 절대 창조적으로 소프트파워를 번영시킬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콕포스트 역시 사설을 통해 "현 정권이 검열에 열을 올리고 청년들의 창조 활동을 허용하지 않는 이상 소프트파워 발전 계획은 백일몽에 그칠 것"이라고 비판에 동참했다.

태국 산업계는 정권에 제대로 된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태국이 '제2의 리사' 사례를 만들기 위해선 △정부의 인식 개선 △소프트파워 교육 강화 △정치권의 단결된 노력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콘 차비카바니 전 재무장관은 "태국이 지금까지 소프트파워를 국가 소득으로 연결하기 위해 진지한 관심을 기울인 적은 단 한번도 없다"며 "이제라도 정부는 지적재산권 보호 및 관련 법제 개선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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